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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우리는 노동자민중의 평화,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된 세상을 원한다 (호주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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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607회 작성일 18-09-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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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 송, [24.09.18 10:53]
호주노동자연대에서 활동하시는 교포께서 작성하신 성명서입니다.
검토하시고 연명하실 단체나 개인의 연락 부탁드립니다. 

Seona Cho:

우리는 노동자민중의 평화,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된 세상을 원한다.

호주노동자연대

평양의 가을

2018년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의 구호 속에 남북이 만났다.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언론에서는 ‘역사상 최초’의 수식을 달고 분주히 이를 대서특필하였다. 칠십년 가까이 생이별을 한 이산가족, ‘평화는 곧 무력’일 수 밖에 없던 현실에서 생존권을 억압당한 노동자민중, 정치사상의 자유를 박탈한 국가보안법의 칼날에 여전히 차가운 감방에 갖혀 있는 양심수, 청춘의 한가운데를 전쟁훈련으로 보낼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은 이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았다. 우리에게 있어 분단은 곧 죽음이고, 절망이고, 해결해야 할 오랜 난제임에 분명하다. 

‘평화가 경제다. 경제가 평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방북을 하루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평화가 경제다. 경제는 평화다.” 그 메시지를 증명이라도 하듯 문재인정권은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대 범죄자인 이재용을 특사로 평양까지 모시고 갔다. 그러나, 백두산에서 엄지를 치켜 올리고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을 때, 이를 감동적으로 언론이 앞다퉈 보도할 때,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기막힌 타이밍

규제 프리존법과 은산분리 완화가 20일 국회에서 전격 통과되었다. 기업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생명·환경·안전 규제를 없애주겠다는 규제프리존법은 원래 박근혜와 최순실이 추진하다가 감옥에 갔던 법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규제프리존법을 찬성하는 안철수를 비판하면서 규제프리존법 지지하는 "안철수는 박근혜 정권 계승자"라고 했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권 계승자를 자처하는가? 은산분리제 완화를 보자. 지금까지 보험, 증권과 카드까지 재벌들이 국민의 돈을 자신들의 금고처럼 써왔는데, 마지막 남은 은행까지 재벌손아귀에 가져다 바치는 법안이다. 재벌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민중에겐 비극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20일, 백두산에 오른 위정자와 재벌의 환한 미소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평양에 쏠려있는 환상적인 타이밍을 이용해 재벌들의 오랜 숙원인 규제 프리존법과 은산분리 완화특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누구를 위한 평화며 누구를 위한 경제인가

우리는 남북이 상호간 선제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 선언하고 평화의 메시지가 울려퍼질 때, 노동자 민중을 향한 선전포고가 동시에 울림을 듣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전쟁이 이득이면 전쟁을 개시하고 평화가 이득이면 평화를 협정한다. 
평화의 이름아래, 자본의 시장진출이란 청사진을 그리며 정권이 사면, 특사, 특혜, 은행까지 다 갖다 바치고 있다. 촛불정부라고 하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이년 여의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보안법은 평화의 시대라고 하는  지금도 존치되고 있으며 차가운 감방엔 열 세명의 양심수가 갖혀 있다. 강대국의 전쟁놀음에 99년간 미군에게 무상임대된 성주 소성리에서는 평화주의자들이 끊임없는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담배 한가치 값도 안하는 밥 한공기 값에 절망하여 여성농민은 목숨을 끊었다. 
그뿐인가, 지난 주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이상훈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으며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로 위중한 상태였던 삼성노동자 한 분이 또 목숨을 잃었다. 부당해고 철회하라는 해고자들과 철거피해, 협력업체 갑질 등 삼성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여전히 삼성 본관 앞에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는 세종호텔, 아사히, 콜텍지회등 노동자들의 십 년 넘는 거리투쟁은 끝날 줄 모르고 있다. 살인적 추위와 폭염을 뚫고 파인텍의 고공농성이 300일을 넘고 있다. 
촛불투쟁을 통해 우리는 이윤이 사람 정수리에 올라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 우선인 사회를 꿈꿨었다. 우리는 ‘평양의 가을’에 어떠한 위로와 안도를 얻지 못하며 무조건 적인 지지도 보낼 수 없는 양심수들의 존재와 노동자민중의 현실에 크나큰 슬픔과 비통함을 느낀다.

우리의 평화는 이것이다. 
정치사상의 자유, 양심수의 즉각적 석방,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이 보장된 세상!

사드를 놔두고, 국보법을 존치시켜 놓고, 양심수를 철창에 가둬놓고 이뤄지는 평화, 감옥에 가야할 이재용이 특사로 나서고 양측의 정상이 만나 경협이라는 이름하에 자본의 시장개척을 모색하고 정권안정을 도모하는 평화, 트럼프와 시진핑의 허락과 관용과 계산속에 있는 평화를 거부한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손으로 일구고 가꾼 평화, 자본의 무한착취에 맞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평화를 꿈꾼다. 전쟁하지 않고 서로 돕고 사는 세상을 꿈꾼다. 표면적으로는 평화인데 수면 아래에서는 착취가 용인되고, 노동자들에게 희생이란 포화를 쏟아 붇는 체제, 시민의 입에 재갈을 채우고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세상을 거부한다. 우리는 일하는 사람이 존중 받고, 정치사상의 자유가 강물처럼 흘러내리는 세상을 평화로운 세상이라 이름한다. 

이러한 세상, 이러한 평화를 이룰 때까지 우리는 평화의 이름 아래 자행되는 어떠한 노동탄압, 사상의 자유에 대한 억압, 친재벌 횡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치사상의 자유, 양심수의 즉각적 석방,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이 보장된 세상!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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