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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Chechnya)은 지금 어디로? (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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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580회 작성일 19-04-1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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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은 언제나 옳은 것인가?  독립하라고 밀어주는 나쁜 세력이 있다면 그 독립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우리들이 언론에서 접하기 어려운  신현철 선생의 귀중한 글을 공유합니다.

신현철
8시간 · 

I 체첸(Chechnya)은 지금 어디로? I

/ 체첸 자치 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에 관한 단상 /

1
체첸의 영적 지도자 아크마드 카디로프(Akhmad Kadyrov)는 소연방 해체에 즈음부터 시작해 수년간 지속되는 제1, 2차 체첸전쟁을 거치면서 소모적인 대러시아 투쟁이 체첸인들에게 끝없는 희생을 야기할 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고 러시아로부터 최대의 자치와 지원을 이끌어낸다. 사실 북카프카즈의 핵심 지역인 체첸이 러시아로부터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러시아 연방의 붕괴’를 의미한다. 다른 자치 공화국들이 너도나도 독립하겠다고 아우성 칠 것이기 때문이다.

‘체첸의 독립’ . . . . . . . 좋은 말이다! 그런데 대단히 애석하게도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대한 독립 만세!”의 그 ‘독립’이 아니다. 단어를 어리석게 평면적으로 받아들이면 ‘재앙’이 닥치는 법이다. 아프카니스탄에서도 그랬지만 이 ‘독립’이라는 가슴 뛰는 용어를 이용해 러시아에 대항해 싸우게 함으로써 러시아도 약화시키고 그 자치 공화국들도 약화시켜 미국의 ‘가신국’으로 발 밑에 두려는 ‘워싱톤의 지정학적 전술’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미국이 과연 남의 민족의 안위와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해 “독립”을 노래 부르겠는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러시아를 포위하고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 형제국 우크라이나를 반토막 내는 거 봐라!

2
지겨운 싸움을 그만두고 체첸 인민의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지도자 아크마드 카디로프(Akhmad Kadyrov)는 ‘실리’를 택했던 것이다. 그의 군사적 기반은 ‘카디롭씨(the Kadyrovtsy)’라는 민병대였다. 당시 체첸 반군 세력은 크게 두 개로 양분되어 있었다. 카디로프 ‘민족주권파’와 사밀 바사예프 ‘이슬람 원리파’가 그것이다. 이슬람 원리파는 ‘알카에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 쪽 라인이다.

‘체첸 독립’이라는 깃발 아래 ‘대러시아 투쟁’을 한다고 해서 모두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이 원리파들의 족보를 파보면 아프칸의 ‘무자헤딘’(전사)과 연결된다. 미국이 무한 리필해주는 무기와 달러에 경탄하며 ‘딜(deal)’을 친 수꼴 부족들을 규합해 만든 워싱톤 대리용병들이다. 자신들은 “알라의 뜻”대로 “지하드”(성전)를 한다고 착각하며 싸우고 있지만 사실은 미국이 던져주는 고깃덩어리와 재물에 눈깔이 뒤집힌 ‘아프칸 군벌’에 불과하다. 이 부족 기반의 군벌들은 ‘돈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가는 마적 집단 비스무리한 거다. 아프칸의 미래를 생각하고 전체 지정학적 고려 속에서 행동을 하는 집단이 아니다. 그런 건 없다. 그냥 ‘무장한’ 이슬람 수꼴들이다.

이들은 아프칸에서 소련이 철수하고 나서 지들끼리 죽이고 싸우다가 나중에 ‘군벌 킹’ 탈레반에 의해 말끔히 정리된다. “아프칸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나니 나라가 100년은 더 후퇴했다. 그리고 군벌 킹 탈레반은 미국의 침공을 받아 그 좋은 “독립국가” 아프칸을 구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았다.

유틉에서 최근 아프칸 영상 한 번 봐봐라. 생지옥이다. 온 국민이 거지 신세가 되었고 개천 다리 밑에는 악취 풍기는 아편굴이 즐비하고 코 베이고 맞아 죽는 여성들과 방치되는 아이들 . . . 가장 기초적인 생활 인프라도 없는 . . . 너무 처참해서 차마 눈뜨고 보기가 힘들 지경이다. 끼니를 제대로 때우는 사람들을 손에 꼽을 정도다.

바로 이게 미국이 말하는 “독립”이다. 평면적 사고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프칸을 보면 알 수 있다. 체첸의 독립 구호 또한 아프칸과 그리 다르지 않다. 들으면 멋진 말인데, 이 지역에선 그걸 위해 싸우다 보면 나라가 절단이 나 있게됨을 알게 된다. 우리의 ‘독립’은 누가 이용하지 않지만 중동 지역과 카프카즈 지역의 “독립”은 뒤에서 미국이 뻠뿌질하는 대리전이다. “모든 독립은 좋다”라는 형식논리적 접근은 서로 속고속이는 지정학적 전쟁에서는 ‘민족 전체 몰살’이라는 ‘참화’를 불러온다.

3
미국식 “체첸의 독립”을 거부하고 러시아와 타협하고 러시아를 적극 이용하겠다는 아크마드 카디로프(Akhmad Kadyrov)는 얼마 후 ‘이슬람 원리파’에게 암살당한다.(2004년)

그리고 암살당한 아크마드 카디로프의 차남인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체첸의 수장이 된다.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인 이슬람 원리파들(미국이 뒷배를 봐주는)의 ‘간을 꺼내 우적우적 씹어먹겠다는 결의’로 러시아와 손잡고 이들이 숨어든 산악 계곡 구석구석까지 추적해 들어가 모두 깡그리 죽여버린다.

이로써 미국이 원하는 “체첸의 독립”은 실패로 돌아갔다. 체첸은 ‘미국식 독립’을 하지 않았고 대신 러시아를 방패막이 삼아 자민족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노선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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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체첸 공화국의 ‘수장’으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나이 30살에 체첸의 최고 지도자가 되어 지금까지 체첸을 이끌고 있다. 76년 생이니까 지금 42살쯤 된다.

그가 집권한 이후 그는 체첸을 나름 ‘삐까번쩍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실 체첸은 아무런 생산활동에 종사하지 않고, 그냥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으로부터 송유관 통과료만 받아도 먹고 산다. 그 통과료가 어마어마하다. 카스피해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에너지가 모두 체첸 파이프라인을 통과한다. 실제로 지금 현재 체첸 국가재정의 85%가 거기서 나온다.

체첸을 만약 미국이 먹었다고 상상해 보자. 그 돈이 과연 모두 어디로 갈까?????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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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가 ‘100% 청백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떡 만지는 손에 떡고물이 묻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조국 체첸이 부흥하길 마음 깊이 염원하고 바쁘게 실천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그리고 나의 ‘주관적 사견’이 옳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서구 주류 미디어들이 한결 같이 그를 물어 뜯는데 혈안이다. ‘Ramzan Kadyrov’를 검색어로 구글 한 번 쳐봐라! . . . 그 어느 곳에도 칭찬은 없다. “작은 독재자”, “푸틴의 괴물”, “인권의 적”, “동성연애자 고문”, “넴쵸프 살해의 배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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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이러한 서구 주류미디어의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 까기’가 유달리 더 맹렬해지고 있다. 왤까?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미국의 의도를 알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2가지를 보면 된다.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와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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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는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에서 발간하는 잡지다. 미국외교협회(CFR)는 미국의 ‘진짜 소유주들’이 피라미드 상층에서 ‘아랫것들’에게 툭 툭 던지는 오더(order)를 실무적으로 집행처리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주는 연구기관이다.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 그 기관에 속해 있거나 거길 못 들어가 안달인 A급 외교 전략가들이 정책을 조언하는 통로다. 따라서 허투루 말하는 법이 없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발언을 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거기에 닐 하우어(Neil Hauer)라는 워싱톤 기반의 <중동 연구소 Middle East Institute>에 속한 국제 정치 분석가가 이런 글을 썼다.

「체첸인들과 무기와 돈을 보내다: 람잔 카디로프의 제국적 야망 Send Chechens, Guns, and Money: Ramzan Kadyrov’s Imperial Ambitions」(February 4, 2019)


읽어 보면 알겠지만 그의 주장이 ‘학술적 설득’과는 아무 상관 없는 ‘무차별적 분노 폭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의 글을 ‘저속 생활 구어체’로 옮길 수 밖에 없다.

[분노1] 
“람잔, 그 놈이 체첸이 안정되니까 이제 슬슬 ‘허파가 뒤비지면서’ 밖으로 슬금슬금 기어나와 뭔가 꿍꿍이를 벌이고 있단 말이야! 체첸 서쪽에 붙어 있는 자치공화국 잉구세티아(Ingushetia) 산악지역을 말이야, 체첸 땅으로 ‘병합’하려는 개수작을 벌이고 있어! 그런데 잉구세티아 지도자(유누스-벡 예쿠로브Yunus-Bek Yevkurov)라는 새끼는 이상도 하지! 지 나라 땅 빼앗기는데 그걸 멍하니 보면서 거기에 맞장구를 치며 합의를 해주고 있는거야! 이건 좀 아니잖아! 짝짝꿍이 맞아 아주 둘이 신들이 났어요, 씨발 새끼들! 왜 잉구세티아 국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지네 맘대로 밀실담합을 하고 지랄들이야! 밖에 데모하는 거 안 보여?”

--- 여기서 닐 하우어 Neil Hauer는 워싱톤에 앉아서 마치 자신이 잉구세티아의 주민이라도 된 것처럼 ‘이유 없는 땅뺏김’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정확히 말해, 주민들에게 분노해야 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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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2]
“그리고 체첸 우측에 붙어 있는 자치 공화국 다게스탄(Dagestan) 남동쪽 접경지대의 다게스탄 땅을 체첸이 꿀꺽하고 있거든 . . . 근데 이상도 하지, 그걸 다게스탄 지도자(블라디미르 바실예프 Vladimir Vasilyev)라는 놈 역시 그걸 멍하니 쳐다보면서 합의를 해 줄 것처럼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단 말이야. . . . 참 괴이한 일이야! 다게스탄 국민이 이 소식에 얼마나 속이 상하겠어? 그런 거 생각해봤어, 생각해 봤냐구?? 흑 흑 흑 . . . (슬퍼함)”

--- 여기서 닐 하우어(Neil Hauer)는 워싱톤에서 편하게 앉아서 마치 자기 조국의 땅이 뭉텅이로 남의 나라에 빼앗기고 있는 것처럼 슬퍼한다. ‘감정이입’의 달인이다. ‘아직 겪지도 않은 남의 슬픔’마저 미리 감지해서 자신의 감정으로 이입시키는 저 탁월한 ‘100% 감정 싱크로율’은 정말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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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개의 분노에는 어떤 지정학적 의도가 숨겨져 있을까? 왜 이런 글을 쓰는 걸까? 잠복된 의미가 있다. 그게 뭘까? 일단 글쓴이는 체첸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가 북카프카즈 지역의 서쪽 접경 자치공화국 잉구세티아(Ingushetia)의 영토와 동쪽 접경 자치공화국 다게스탄(Dagestan)의 영토를 빼앗았다고 ‘울분’을 토로한다. 그걸 쪼아대며 비난한다. 비난의 근거는 ‘상층 지도자들의 쑥덕거리림’으로 영토에 관한 이해할 수 없는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 땅의 일부를 빼앗기는 양 공화국 주민들은 필연적으로 분노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노를 ‘뻠뿌질’ 하는 전형적 테크닉이다.

글쓴이는 이 분노에 공감하는 제스츄어를 취한다. 자신이 ‘주민의 편’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부당하게 영토를 빼앗긴” 두 공화국 주민들에게 ‘실지(失地) 회복의 투쟁의지’를 불어넣기 위한 ‘분노의 액체’를 분무기로 뿌리기 시작한다. ‘페브리즈’처럼 말이다 . . . 글쓴이는 물론 주민들과 ‘전혀’ ‘1 나노미터’도 이해관계를 같이 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영토를 빼앗기거나 말거나 심지어 그들이 죽거나말거나 아무 상관이 없는 존재다. 그런데도 글쓴이는 대단히 작위적으로 “강압적 영토 침탈”에 괜히 지혼자 ‘셀프흥분’하여 ‘비분강개’하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즉 . . . ‘쑈’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양 주민들이 분노로 떨쳐 일어나 이 같은 “부당한 결정”에 대해 대대적 반정부 시위를 해서 지금의 정권에 타격을 가하길 원하는 것이다. 그게 워싱톤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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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분노는 계속된다.

[분노3] 
“게다가 람잔 그 놈이 글쎄, 체첸하구 그동안 사이가 않 좋았던 남(南)카프카즈 삼국,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젠, 그루지아와 화해를 시도하구 국가간 협력을 약속하며 돌아다닌다말야. . . 왜 그래야 되는데? 서로 싸우고 으으렁거리면서 지냈던 사이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지내야 되는 거 아냐? 왜 화해 같은 걸 하는건데 . . .? 왜? 왜? 왜~~~~~~~~~~? (뭉크의 절규!)

--- 이쯤 되면 글이 . . .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쓴 글이라고 보기가 힘들어진다. 펄벅 여사의 ‘북경에서 온 편지’가 아니라 ‘정신병동에서 온 편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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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4] 
“람잔 이 놈이 이제는 아랍국가들까지 들쑤시고 다닌다구, 지가 무슨 문어발이야, 엉? 사우디 왕자(Mohammed bin Salman, MBS), 아부다비 왕자(Mohammed bin Zayed), 바레인 왕, 요르단 왕 . . . 도대체 안 만나는 사람이 없잖아, 왜 이렇게 만나고 다녀야 되는 건데 . . . ? 지가 무슨 바티칸 교황이야, UN사무총장이냐구, 엉? 도대체 왜? 왜? 왜~~~~~~~~~~~~~~~~ 만나고 다니는 건데?

--- 이젠 람잔이 공무 차 타국을 방문하는 것도 ‘시비꺼리’가 된다. 사실 람잔은 체첸과 ‘같은 색깔의 이슬람’을 신봉하는 아랍 수니국가들을 돌아다니며 군사 훈련 캠프에 애들 좀 보내달라는 마켓팅을 하러 거길 돌아다니는 거다. 체첸의 수출품 제1호는 ‘싸움’이다. 러시아 장군들도 혀를 내두르는 그 미친 전투력과 저항정신 . . . 얼마나 살벌한 나라면 수도 이름이 ‘공포’일까?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Grozny)’는 러시아말로 ‘공포’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마피아도 오줌 지리며 벌벌 떤다는 ‘체첸 마피아’ . . . ! 전 국민이 ‘람보’라고 생각하면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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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군사학교 유학 선호도 1위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모싸드(Mossad) 출신들이 가르치니 얼마나 교육의 질이 좋겠는가! 용병으로 돈 좀 만질려면 세계의 (퇴역) 용사들이 주로 여기서 교육받아 고액의 연봉 받으며 사설 용병 군대에 취업한다. 그런데 이 교육 시장에 체첸이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겠다는 거다. 체첸이 우리처럼 자동차를 만들어 수출하겠는가, 조선소에서 LNG 운반선을 만들어 해외에 내다 팔겠는가? . . 그들의 특화된 수출상품은 바로 ‘전쟁 기술’이다. 전쟁 잘하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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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하우어(Neil Hauer)는 폭풍 분노를 발산한 후, 결론을 내린다. 체첸 지도자 람잔이 지금처럼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은 북카프카즈 자치공화국들의 평화와 안정에 방해가 되고 러시아에게도 좋을 것이 없으니 그가 과도하게 나대고 다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푸틴에게 젊잖게 충고한다. 이 대목에 이르면 하우어가 마치 친푸틴 친러파처럼 느껴진다. 러시아의 미래를 몹시도 걱정하고 있는 사람처럼 말하니 말이다. 그러나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글을 다 읽고 나서 가만 생각해 보니 . . . 내가 보기엔 미국이 지금 현재 람잔과 푸틴과 기타 북카프카즈 자치공화국들 지도자들과 한 패가 되어 벌이는 ‘짜고 치는 고스톱’의 진의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 하는 것이 포착되며, 이에 더해 미국의 궤도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자신들의 똘마니 아랍 석유 왕정들이 ‘푸틴의 사람’인 람잔과 쑥떡거리며 뭔가 일을 벌일 것 같다는 불안에 이를 차단시켰으면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시리아 내전이 한참이었던 몇 년 전 사우디의 정보부 수장인 ‘리틀 부시’ 반다르(Bandar bin Sultan)가 푸틴 대통령을 방문해 시리에에서 손떼면 머니 달러를 러시아에게 한바탕 풀 것이고, 지금처럼 계속 시리아를 돕는다면 체첸에 알카에다 애들 풀어 소치 올림픽을 ‘깽판’ 놓겠다고 협박했다가 푸틴에게 쌍욕만 잔뜩 먹고 돌아간 적이 있다. 이때만 해도 걸프 왕정 대빵 사우디는 미국이 ‘담그라고’ 지시하면 물불 안 가리고 사시미로 담궜지만 . . . 시리아 요청으로 러시아가 개입해 나토(NATO) 지상용병인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주로 사우디가 뒷돈을 댐)로부터 시리아의 아싸드 정권을 구해내자 이제는 미국보다 러시아가 ‘완타치’가 쎄다는 걸 깨닫고 러시아 눈치를 슬슬 보며 ‘푸틴의 사람’인 체첸의 람잔과의 협력을 통해 서로 간에 정(情)을 나누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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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추세로 보건데, 와하비즘 걸프 석유왕정도 머지 않아 러시아의 손아귀에 장악될 것 같다.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의 행보에 “제국주의적 야망”이니 뭐니 하면서 우려하는 글을 보니 생각보다 그런 날이 일찍 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국제 정치판도 자신이 모시던 보스가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곧장 갈아타는 조폭의 세계와 어찌도 이리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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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 . . 아무튼 체첸 사람들도 우리와 공통되는 역사적 경험을 하나 가지고 있다.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은’ 스탈린의 강제 이주로 피눈물의 고통을 겪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처럼 체첸인들도 스탈린의 명령으로 1944년 거의 50만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다. KTX 같은 거 타고 간 게 아니다. 우리랑 똑같이 동물들 태우고 광물 실어 나르는 화물열차에 실려 시베리아 찬바람 맞으며 4-5주를 간 거다. 열차 타고 가던 도중에 20만 명 가량이 죽었다. 두 명도 아니고 20명도 아니고 20만 명이 죽었다. . . . 누가 죽인 건가? 스탈린과 볼쉐비끼들이 죽였다.

그리고 그들은 1953년 스탈린 사후 후루시쵸프 집권기에 ‘탈스탈린주의의 바람’을 타고 비로소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1990년 그로즈니 시내에 세워진 기념비에는 칼을 움켜쥔 손이 조각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사진 참조)

“울지 않을 것이다!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잊지 않을 것이다!”
“Dölkhur dats! Dukhur dats! Dits a diir dats!”

17
1937년 20만 연해주 한인들이 당한 ‘피와 눈물의 강제 이주’의 기념탑에는 뭐라고 써야 할까?

박훈정 감독의 느와르 영화 [신세계]에 나오는 대사로 대신하고 싶다.

“(앞으로) 만에 하나라도 (우리 민족에게) 꼬롬하게 굴거나 수틀리게 나오면 (우리가) 아주 ‘씹창’을 내가지고 ‘젓갈’을 담궈 버릴 것이여!”

젓갈을 담그는 것은 그 먼 옛날 고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 음식문화다. 분노 또한 ‘전통’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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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유틉 영상) 아래 영상 제목과 영상 설명은 ‘악의적으로’ 붙힌 것이니 신경 쓸 거 없고, 다만 경기장에 모인 2만의 체첸 전사들을 봐라! 살벌하다! 나토 지상 용병 야매이슬람 타크피르(takfir) 테러리스트들이 테러 ‘때리는’ 순간, 우리가 가서 아주 ‘젓갈’을 담그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wZ1yWkhh_s

추천 도서) 
김호준. 2013. 『유라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 주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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