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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넓은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되라"는 충고는 시의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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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댓글 0건 조회 1,607회 작성일 19-06-2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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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된 죽에 코빠뜨리는 격"이 돼버린 '하노이 조미공동선언' 불발은 관련국은 물론이고 지구촌 전체의 불행이고 큰 손실이다. 핀렌드 정부의 배려로 헬싱키의 한 별장에서 남북미 실무진이 합숙 까지 하며 빚어낸 공든탐, 조미 공동선언 서명을 마지막 순간에 걷어찬 게 미국이다. 국내정치적 궁지에 내몰린 트럼프가 보좌실무진의 불순한 의도의 꼬임에 넘어가 결국 북측 수용불가의 '빅 딜' (노란봉투)을 내밀고 판을 깨버린 것이다. 

하노이 회담 불발을 이해하면 과거, 현재, 미래 미국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척도가 된다. 여기서 김정은 위원장은 값진 교훈을 얻은 데 반해, 문재인 대통령은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납작 엎드리는 게 고작인 걸로 봐서 아무런 교훈을 터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 위원장은 남측을 향해서 "오지랖 넓은 중재가 아니라 당사자가 돼라"는 충고를 했고, 미측을 향해서는 연말 까지 시간을 줄테니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라는 최후 통첩을 했다.

중재자의 역할이란 북미 간 중립적 입장에서 각자의 주장을 중재하고 양자가 원만한 합의를 하도록 궂은 뒷일을 해내야 하건만, 오히려 미국을 대변하고 미국과 한패가 돼버렸다. 북측의 눈에는 중재자로 보일 리가 없고 오히려 미국의 앞잡이 내지는 한패로 보이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비핵화 문제와 남북 문제를 동일시 하고 남북 관계 개선, 특히 교류 협력에서 한 발자욱도 나가지 못하는 꼴을 보고서 북측은 "우리 민족문제는 우리가 주인이고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소리를 한 문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겠는 가...

솔직히 말해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은 유엔대북제재와 전혀 무관한 것이라는 건 재론할 여지가 없다. 중국동포들은 하루에 수 백명이 북쪽 관광길에 나선다. 개성공단 임금이 핵생산으로 이전된다는 건 사기라는 게 명백하게 알려진 것이고 유엔 제재 이전에 폐쇄한 것이라 재개해도 떳떳한 것이다.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못난 작태를 보고 '오지랖' 소리가 나온 건 좀 늦은감이 있다. 지난 6/27,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조미 대화 당사자는 우리와 미국이다. 남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어서 남한 매체들은 '통미봉남'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걸 목격하게 된다.

지난 '6.15' 19주년을 맞아 해내외 동포들이 선언문에서 '자주'라는 말에 가장 역점을 두고 강조했다는 건 '자주'가 가장 절박한 과제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가장 최근 문 대통령이 북구를 방문하면서 북측에게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강조하고 다녔다. 대화의 장에 나가려면 대화의 구실을 만들어야 하는 게 상식이 아닌가. 이건 미국측도 다를 게 없다. 대화할 준비가 갖춰졌다고 외치기만 하지, 의미있는 대화 내용은 밝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다. '새로운 계산법'을 마련하지 않고 대화만 하자는 수작은 여론을 그저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가자는 속셈 외에 다른 게 없다고 봐야 맞다. 인도적 쌀지원을 한다고 동네방네 하면서 생색이나 내려른 것으로 비춰지기를 바라기 보다는 보다 근본적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행동을 보이는 게 더 급하다는 말이다. 당사자 역할, 즉 주인 행세를 하라는 게 백 번 옳은 말이다. '오지랖' 소리를 그냘 지나칠 일이 아니다. 새겨드어야 한다. 각성하라는 말이다.

북측은 일찍 틀럼프와 보좌실무진 (북미대화 반대세력)을 분리 갈라치기를 하고 '각계격파작전'을 펴고 있다. 가장 최근에도 북외무성 대변인이 폼페이어 국무를 지칭해서 "골수에 찬 대북적대의식의 소유자"라며 말이 통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하라고 했다. 바로 이자와 볼턴 안보보좌관이 '하노이 회담'을 무산시킨 핵심 인물들이다. 청와대 형편도 백악관 형편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인다. 철저한 친미사대사상에 찌들은 정의용 실장과 강경화 외무를 즉각 교체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미국에 무조건 복종하는 게 국리라고 조언하며 자주를 잠정적으로 내세우지 말라고 오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북측은 문 대통령과 모들을 분리해 각계격파술을 쓰는 게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보다도 먼저 문 대통령이 이들을 교체하는 게 맞다. 

정 실장은 애초 새정권이 출범하면서 문 대통령이 미국에 순종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 것이 오늘에 와서 그 기조를 바꾸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인다. 당시 촛불의 뜻이라며 자주성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오늘에 와서도 저자세, 눈치보기로 일관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정권이 출범하면서 개성공단, 금강산 재개를 못하게 한 장본인이 정 실장이라고 보인다. 이것 하나가 모든 것에 다 적용되고 있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심지어 중국에서 일하던 북측 여종업원 12명이 총선용으로 강제 납치됐다는 게 백일하에 들어났는 데도 몇 년째 북쪽으로 돌려보내지 않아 국제적 개망신을 당하는 게 좋은 예다. 이건 유엔제재와도 무관하고 더구나 미국 눈치를 볼 성질의 것이 전혀 아니다. 정 실장과 국정원이 미국을 너무 의식한, 말하자면 지래겁을 먹고 이들을 붙잡아 두고 있는 것이다. 국제망신 보다 미국의 눈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지랖' 소리가 거저 나온 게 아니다. 적재적소에 나온 소리다. 새겨들어야 한다. 바로 그 '자주'에 우리의 살길이 있다는 걸 자각하고 즉시 정 실장, 강 장관, 그리고 가능하면 국정원장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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