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의 한중일 나들이, 뭘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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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5-17 2박 3일간 서울을 찾은 비건은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수장들을 만나 북미 대화 진전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 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뜻이 전달되는 요식행위었을 게 뻔하다. 중재자요 촉진자라고 자처하면서 미국편에 서서 부체질만 하다가 '당사자'가 되라는 모진 질책을 받은 바 있는 서울 정권은 비건에게 해야 할 소리를 했을 리가 만무하다. 그저 잘 알아들었다면서 북미 간 대화만은 해달라고 간청했을 게 뻔하다.
비건은 이도훈 평화교섭본부장과 의외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유연성을 가지고 대화에 나설테니 지금 당장 만나서 일을 끝내자고 식은 죽먹 듯이 떠벌려댔다. 유연성 있게 대화에 임할 태도와 뭔가 과거와 다른 새제안 준비가 완료됐다면 여러 대화 통로를 이용해 정중하게 북측에 재안하는 게 정상이 아니겠나 말이다. 그런데 굳이 서울에 날라와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만나러 나오라고 손짓을 하는 건 어딘가 불길하고 수상한 술책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별다른 소득 없이 비건이 일본으로 출발하는 와중에 중러가 안보리에 제재 일부 해제와 남북 도로 철로 연결 등 현실적 접근법을 안건으로 제출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날라갔다.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한다. 베이징에서 북측 대방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북측 인사의 방중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비건은 중국측 외교 관계 고위 인사들과 접촉을 한 것으로 발표됐다. 중국측은 유엔에 제출한 안건을 비건에게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비건은 국무부장관 임명이 상원에서 통과됐다. 중러의 새로운 제안이 미국 태도 변화에 일정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시한'이 이제 열흘 밖에 남질 않았다. 이를 의식한 미국이 실제로 준비된 게 없으면서 현재의 상태를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려는 공작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아직 결정적 행동 개시 시점이 아니라는 걸로 보인다. 바로 그 시점은 미대선 운동이 본격 시작되는 명년봄일 듯하다. 대선 의식 외에도 한국에서 수금할 것과 무기를 더 팔아먹어야 하는 일도 남아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문 정권 흔들기가 잘 진행되니 좀 더 흔들어야 정권 교체에 유리하다고 판단 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미일의 공통된 이해관계의 일치로 아베가 먼저 불을 당겼고 윤석열의 쿠테타가 잘 작동되고 있다는 판단도 했을 것 같다. 핵타결 직전까지는 차기 정권 교체 기반을 조성하자는 게 미일의 셈법일 것 같다. 해리 주한대사의 발언과 어느 일본 외교관의 발언틀을 통해서도 짐작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아직 핵타결 시점이 아니기에 결정적 시점, 즉 명년봄 까지는 지연작전을 쓰자는 계산을 뽑은 것 같다. 비건의 이번 3국 나들이는 순전히 미국이 대화에 목이 말라있다는 선전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것이고 동시에 북측으로 하여금 지연작전을 교묘하게 속이려는 것으로 봐야 맞을 것 같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의 비핵 평화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가령 북미 대화가 거덜나면 미국은 진짜 줄초상이 난다. 반대로 북측은 잃을 게 하나도 없고 얻는 것 뿐이다. 바로 핵보유국의 지위를 굳히는 일이 된다. 트럼프의 의지에 희망을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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