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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선의 아침 제 21회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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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4,613회 작성일 20-01-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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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jpg

제  7  장

 

김일성동지께서 내각에 나가시려고 집무실문을 나서시는데 김명수가 싱글거리며 마당에 들어섰다.

《장군님… 저, 평원에서 농민 한분이 찾아왔습니다. 김봉덕이라고…》

《아, 원화리의 봉덕농민이? … 어서 모셔오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몹시 반가와하시며 안광을 빛내이시였다.

이윽고 김명수의 뒤를 따라 봉덕농민과 공정수가 벼가마니를 듬뿍 실은 소달구지를 끌고 최고사령부마당에 들어섰다.

《장군님, 안녕하십니까?》

《아! 로인님… 그간 잘들 있었습니까? 전선에 있는 외동딸한테서도 편지가 온다지요?》

김일성동지께서는 봉덕농민의 북두갈구리같은 손을 다정히 잡으시였다.

여름내 가으내 해빛에 거뭇거뭇하게 탄 봉덕농민의 얼굴에 기쁨의 빛갈이 가득찼다.

《장군님, 우리 상금이가 장군님을 만나뵈온 꿈같은 사연을 장문의 편지에 보내왔습니다. 온 원화리땅이 전설같은 그 이야기로 밤을 지새웁니다. 그리고… 올해 평원벌에 풍년이 들었습니다. 우리 원화리 암치네벌도 례년에 없는 풍작입니다. 최고수확년도인 전쟁 이태전보다 더 잘 되였습니다.》

《그래요? 정말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이 달구지는?…》

봉덕농민이 두손을 앞으로 모아쥐였다. 그는 눈길을 내리깔고 띠염띠염 말씀올렸다.

《장군님, 장군님께서 봄에 마을에 오시여 몸소 거름을 내시고 씨를 뿌린 땅에서 꺼들인 밭벼를 찧은 햇쌀입니다. 일전에 오셨을 때 조밥밖에 못드렸다고 마을사람들이랑 녀맹위원장이 어찌 떠미는지… 외람된줄 알면서도 한바리 실어왔습니다.》

《로인님!…》

김일성동지께서는 더 아무 말씀 못하시고 봉덕농민의 손을 잡고 흔드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봉덕농민과 저녁식사까지 하시고나서 내각청사로 가는 승용차에 오르시였다.

(…원화리… 상금이의 아버지 봉덕농민… 얼마나 근면하고 진실하고 의리깊은 사람들인가.… 이런 인민들이 억척같이 후방에 서있기에 우리는 승리하는것이다.

우리 인민모두가 이 전쟁에 운명을 걸고 떨쳐나섰다.

그리고 이 전쟁은 결국 이 행성의 모든 진보적 혁명력량과 미제를 비롯한 제국주의 반동세력간의 심각한 대결로 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사색을 이으시였다.

이 시대의 흐름속에서 조선인민은 력사상 처음으로 미제의 숨통을 누르는 거인으로 성장했고 군력으로도 세계앞에 새롭게 등장했다.

조선전쟁이 일었을 때 세계는 미군이 개입만해도 청소한 북조선군은 순식간에 섬멸되거나 멀리로 피하리라는 우려에 사로잡혀있었다. 지금까지 100여년간의 화려한 전쟁력사를 가진 미군에게 위압된 어쩔수 없는 심리였다.

실지 미군 스미스특공대는 점잖게 팔을 저으며 유유히 부산항에 기여들었고 오산계선에 철벽의 진을 치고 위스키를 마시며 휘파람까지 불었다.

그때 벌써 세계를 아연케 하는 사변이 벌어졌다. 발톱까지 무장한 증강된 두개 대대무력의 미군 선견대는 찍소리 한번 못하고 진격하는 인민군부대의 위력앞에 전멸되고말았다.

현대전쟁의 모범으로 된 대전포위작전의 승리로 미군의 전승《신화》는 깨여지고 조선인민군은 전설적인 군대로 세계에 등장하였다. 미군 력사상 처음으로 2성 장령인 띤소장이 임명되여 얼마만에 바로 그 대전해방전투에서 조선인민군전사에게 포로되는 수치를 남겼다.

띤은 얼마전 포로수용소를 찾은 종군기자 버체트앞에서 주패로 운을 맞추다가 자기의 소감을 실토했다.

《대전전투의 비참한 결과는 우리 미군을 어리벙벙해지고 맥빠져 뿔뿔이 거리를 헤매는 무리들로 되게 했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일본땅에서 위세를 뽐내며 점령군으로서의 향락을 누리였던 그들은 섬처녀들을 끼고 샴팡술과 맥주를 마셨고 남들이 구두를 반짝거리게 닦아주군 하였다.

비극은 나와 나의 병사들에게 명백한 사실로 되였다.》

오늘의 전쟁은 자기 위업의 정당성을 인식하고 굳게 뭉친 인민의 힘은 무궁무진하며 그 위력앞에는 그 어떤 《대적》도 맥을 추지 못한다는 심오한 진리를 깨우쳐주고있다.

우리 인민은 자기 땅을 짓밟은 원쑤들에 대한 무자비한 증오와 조국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힘으로 이 전쟁에서 련전련승하고있는것이다.

혁명정신으로 자각된 민족의 조국애는 불패의 강군을 키워냈고 불굴의 인민을 낳은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승용차가 삼석도로를 빠져나와 시내입구 보통강운하의 룡흥교에 들어서자 명상에서 깨여나시여 상처입은 평양의 거리를 아픈 시선으로 바라보시였다.

전쟁전만 해도 숲이 무성하고 아담한 주택들이 줄비하게 들어섰던 금수산지구는 하나의 음산한 페허로 되여버렸다.

가로수들과 전선대들은 간데없고 무너진 벽체들과 깨여진 집잔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집터들엔 겨우 입구를 알아볼수 있는 반토굴문들이 짙은 어둠속에 형체를 나타낼뿐이다.

문득 조기천의 시 《조선은 싸운다》가 떠오르시였다. 지금 조기천이 살아있다면 더 참혹해지고 황페화된 평양의 저 거리를 두고 무슨 시를 웨칠것인가. 저 페허를 거리라고 명명할수 있을텐가.

승용차는 가루개 뒤골안에 자리잡고있는 내각청사앞에 멈춰섰다.

벌써 자정이 가까운 때였다.

전쟁전 석재를 캐내던 갱을 확장보강한 지하사무실로 들어서시자 박정애와 김일, 홍명희부수상을 비롯한 일군들이 반겨 맞이하였다.

《장군님, 우린 오늘도 또 방이나 지키는가 했습니다.》

박정애의 말에 김일성동지께서는 밝은 미소를 지으시였다.

《허, 만나자마자 비판이요? 공화국의 부수상들과 일군들이 다 모여 기다리는데 와야지요. 기다리게들 해서 미안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일과 홍명희, 도시건설상, 건축가동맹 위원장의 손을 다정히 잡으시였다.

《장군님, 군사문제로 바쁘신 때에 우리가 무리한것 같습니다. 전쟁이 한창인 때 복구건설문제야 아직 이르다고 할수 있는건데…》

홍명희의 어줍어하는 태도에 김일성동지께서는 손을 저으시였다.

《홍명희선생, 무슨 말씀입니까? 평양시 복구건설문제는 후차적인게 아닙니다. 매우 중요합니다.

전번 모란봉지하극장에서 진행된 평양시 보구건설전람회와 기록영화가 우리 전선용사들과 후방인민들에게 얼마나 큰 힘으로 되였는지 아십니까?

이제 우리가 평양시복구건설문제를 토론한다는걸 인민들과 전사들이 알게 되면 열백배 힘을 내여 승리를 앞당겨올것입니다.

물론 이건 정치사상사업의 견지에서인것이고 실지 우리는 전후복구건설계획을 미리부터 짜놓아야지 그때가서 계획토론으로 시간을 끌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승리의 날은 하루하루 가까와오고있습니다.》

장군님, 그 깊은 뜻을 우리들이 따라서지 못한것 같습니다.

홍명희가 감심어린 어조로 말씀드리며 김일성동지를 널직한 방으로 안내하였다.

박정애가 그이께 의자를 끄당겨드리자 그이께서는 웃으시며 손을 저으시였다.

요즘 박정애동무가 우리 대신 내각을 지키느라 수고하오.

장군님, 수고랄게 있습니까? 제가 내각을 지키고있느라면 일부 전선지휘관들이 녀자라고 업수이 보고 때로 큰소리를 떵떵 쳐 기분나쁜 때가 더러 있긴 하지만…

김일성동지께서는 소리를 내여 웃으시였다.

그래 누가 떡떡거리오? 녀장부가 그래 진단 말이요?

장군님, 전번에도 김광협 전선사령관이 철도상 박기환이와 차국천장령을 데리고 와서 예비차량과 형제나라에서 원조해온 물자를 내라고 야단치는걸 제가 눈을 딱 부릅뜨고 쫓아버렸습니다. 그건 장군님비준없이는 하나도 못낸다고 말입니다.

박정애의 이악성에 그들이 아마 혀를 차며 돌아섰을것이다.

허, 그들이 나한테도 왔댔소. 하지만 상임위원회 강량욱서기장이 제기한 문제들은 풀어줄걸 그랬소. 그 훈장공장설비보장은 전선에 보낼 땅크나 비행기맞잡이로 중시해야 할 문제요.

박정애의 얼굴이 금시 비오기전의 하늘빛으로 되였다.

그래서 제가 후에 … 강량욱서기장이 차근차근 설명하기에 대책을 취했습니다.…

허, 박정애동무가 상임위원회 사람들까지 쥐락펴락 하는걸 보니 그러다 이 최고사령관이 뭘 좀 내라고 해도 퇴자를 놓을게 아니요?

장군님, 무슨 섭섭한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이젠 제 더는 내각집무실을 지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칭찬 한마디 못듣고…

하하하. 박정애동무, 됐소. 그래서 내 이악쟁이 우리 박녀사를 <특별보좌관>으로 천거한거요.

도시건설설계책임을 맡고있는 김정희건축가동맹위원장이 긴 지시봉을 들고 평양시복구건설총계획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리기 시작했다.

전쟁전 김일성동지께서 직접 보내시여 쏘련류학을 마친 이 사람은 머리가 명석하고 시야도 넓어 외국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쏘련과학원 명예원사이지만 민족성이 대단히 강하여 자신께서 무척 중시하시는 일군이다.

지난해에 초안을 보실 때 방향을 그어주시고 여러차례 관심을 두어서인지 총계획도가 비교적 선이 서고 섬세하게 연구하고 고심한것이 알린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건축가동맹위원장의 긴 설명이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시여 벽에 걸어놓은 총계획도앞으로 다가가시였다.

《정희동무, 그만하면 빠른 시일내에 완성했다고 볼수 있소.》

《장군님께서 지난 4월 21일 내각협의회에서 결론하신데 따라 도시건설성에 새로 기구를 내온 계획건설관리처동무들이 그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투를 벌렸습니다.》

김정희가 지시봉을 두손으로 모아잡고 정색해서 말씀올렸다.

문득 출입문이 열리며 김명수의 뒤를 따라 남일대장이 급하게 들어섰다.

《총참모장도 보러 오셨소? 하긴 이건 전선사업과도 깊이 련관이 있는 중요한 일이요.》

김일성동지께서 웃으시자 남일은 얼굴이 벌개가지고 가까이 다가왔다.

《최고사령관동지!》

《무슨 정황이 생겼소?》

《아닙니다. 장군님, 제 전번부터 말씀드린… 시성문동무네의 청도 있고 본인의 소원은 말할게 없고… 사실은 장군님께서 오늘은 접견해주시겠다고 하셨다기에 대기시켰댔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난감해하는 남일을 마주 보시며 그만 허구프게 웃고마시였다.

《아 참… 내가 잊었댔소. 버체트선생에게 안됐소. 언제부터 만나보고싶었는데… 그럼 차라리 이리로 데려오시오. 지금 어디 있소?》

남일대장이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어찌 질군인지 절 따라와서는 밖에 뻗치고있습니다. 자기는 세상각국을 다니며 영국녀왕, 카나다총독 그리고 루즈벨트와 쓰딸린도 다 쉽게 만났다고 하면서… 지어 히틀러까지 우정 찾아서 갔댔다면서…》

《하하하, 빨리 데려오시오. 이러단 우리가 인사불성이라는 평을 듣겠소.》

부수상들의 웃음속에 남일이 이윽고 긴장으로 굳어진 월프레드 버체트를 데리고 나타났다.

약간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눈주위에 푸릿한 자욱이 살아있는 버체트는 방안의 분위기에 위압되여 눈이 다소 커진 상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인자하신 미소를 띄우시고 체통이 큰 버체트 앞으로 다가가시여 따뜻이 손을 잡으시였다.

《버체트선생, 우리 인민의 정의의 위업을 위해 문필활동으로 큰 공헌을 하는 당신을 언제부터 만나보고싶었습니다. 명망이 높은 세계적인 기자선생을 오래 지체시켜서 정말 미안합니다. 례의가 없다고 선생이 욕많이 했을겁니다.》

례외적인 접견이여서 통역은 준비되지 못한것 같다. 홍명희와 함께 온 무임소장 리극로가 제꺽 나서서 버체트에게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씀내용을 옮겨준다. 긴장해있던 버체트의 얼굴에 황송해하는 옹색한 빛이 확 피여올랐다.

《수상각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오히려 죄송합니다. 이 어려운 전쟁을 치르시는 각하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다는것이 무엄한 줄 알면서도 몹시 뵙고싶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 무슨 말씀을… 난 가끔 <뉴욕뉴크>와 <휘가로>에 실린 선생의 기사를 상기하면서 힘을 얻군 합니다. 진정한 문필가의 사명이 무엇이겠습니까? 선생과 같이 진실을 밝혀쓰는 기자들을 나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디드로가 말했지요? 진실을 알자면 두뇌가 있어야 하고 진실을 말하자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버체트의 눈에 경탄과 감사의 빛이 어렸다.

《수상각하, 각하의 평가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정의와 량심의 필봉을 높이 들고… 정말 귀중한 가르치심입니다. 저… 제가 이 자리에 그냥 있어도 되겠습니까? 몇가지 질문을 드릴것이 있어서…》

버체트는 벽을 가리운 어마어마한 지도에 위압되였는지 눈길을 두릿거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환하게 웃으시였다.

《버체트선생, 우린 지금 작전회의를 하는게 아닙니다. 하긴 이 전쟁과 혁명의 전도에 관한 중대한 작전회의라고 할수도 있지요. 그럼 앉아서 좀 기다려주시오. 인차 끝내겠습니다. 리극로선생, 부탁합니다.》

리극로가 버체트를 데리고 창문쪽의 걸상으로 옮겨가자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총계획도앞으로 다가가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총계획도를 다시금 세심히 살펴보시였다.

아직은 무엇인가 미흡한것이 느껴지시였다. 전에 규모가 작다고, 더 큰 환상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향과 함께 그만 좌에서 우로 비뚤어져 나간것 같다. 현실에 든든히 발을 붙이지 못한것 같은 지내 료원한것이 감촉되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홍명희쪽으로 돌아서시였다.

《홍명희선생은 보기에 어떻습니까? 기탄없이 말씀해주시오.…》

홍명희가 김정희를 얼핏 돌아보며 두손을 양복앞섶에 모아 마주 잡았다.

《장군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처음 보고 놀랐습니다. 저 김정희동무가 대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도시구상은 다음 세기에나 가서 볼수 있겠다고 경탄했습니다. 저의 낡은 도시관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할는지요.》

김일성동지께서는 도시건설상을 띄여보시였다.

《홍선생은 좋다는건데 리용선생은 어떻소?》

《장군님, 전번 말씀대로 건설트레스트도 조직했겠다, 명령만 주십시오. 우리 건설군단도 냅다 돌격하겠습니다.》

애국지사 리준의 조카인 리용의 신심어린 목소리에 그이께서는 만족하신듯 눈빛을 빛내이시였다.

《그럼 나의 의견을 제기하겠습니다.

우리는 미제침략군의 만행으로 재더미가 된 수도에 그전보다 더 웅장화려하고 살기좋은 현대적인 도시를 일떠세워야 합니다.

총적주제는 다른게 아닙니다. 인민이 살기 좋은 도시여야 합니다.

중요한것은 도시의 기본축을 보존하면서 도시의 중심과 구획을 전망성있게 설정하고 자연환경을 살리며 전통적인 조선식건물과 새로운 현대식건물을 옳게 배합하는것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곁에 세워놓은 지시봉을 드시였다.

《평양시복구건설총계획도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의도를 실현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우리의 의도란게 뭔가?

인민의 감정과 리익, 지향을 따르는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견지에서 깊이 따져보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도시건설은 민족적인 형식에 현대적인 내용을 담아야겠는데 이 종로거리, 동대원지구와 가루개지대를 너무 홀시했습니다.

력사적으로 형성된 거리구획은 그대로 놔두고 그걸 살리면서 폭을 넓혀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대동강에는 두개의 다리가 아니라 10개, 20개 아니 그 이상으로 늘여야 한다는것을 고려하시오. 이 문수벌이나 모란봉아래로는 큰거리들을 형성하고… 그러되 모란봉을 중심한 곳은 유원지로 꾸려야겠습니다. 이 평양시 중심인 오탄지구에는 큰 극장을 앉혀야 합니다. 보통문을 잘 살려 거리들을 쭉 뽑아야 합니다. 정희동무, 오늘 보니 이 거리형성에선 된장내보다 빠다내가 더 나? 어찌된 일이요?》

김정희의 얼굴에 땀발이 솟았다.

《장군님, 제가 미처… 아마 제가 지금도 두발을 조선의 현실이 아니라 모스크바와 빠리에 딛고서있는것 같습니다. 이젠… 이젠 알겠습니다. 눈앞이 열립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너그럽게 웃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몇걸음 저겨디디시다가 청청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동무들, 솔직히 말하면 세상사람들은 저 아름답고 장엄한 도시계획도앞에 모여있는 우릴 보고 환상가들이라고 비웃을수도 있소. 이 땅은 지금 그것이 도시인지 농촌잔해인지조차 가려보기도 어렵소. 만약 지금 우리가 고공에 올라 이 땅을 내려다본다면 무엇이 보이겠는가.…

페허, 무서운 페허… 새들도 깃을 들기 저어하는 가혹한 재더미가 우리의 눈을 아프게 할것입니다.

미제침략자들은 삼천리 우리 강산을 마구 파괴하여 형체를 알아볼수 없게 하였습니다.

저기 버체트선생이 쓴것처럼 이 전쟁은 제국주의자들이 한 민족을 영원히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려는 흉악한 파괴의 전쟁입니다.

미제공중비적들은 지난 6월과 7월에만도 수풍발전소와 장진강, 부전강, 허천강 발전소들을 파괴했고 도시와 농촌들을 지어는 소학교와 양로원과 애육원까지 불살라버렸고 반만년 이룩해온 조선의 국보적옛건물들과 문화재들을 폭격하였습니다. 평양의 부벽루, 성천의 동명관, 해주의 부용당, 개성의 남대문, 안주의 백상루, 강계의 인풍루들이 모조리 무너져내렸고 지어는 평양의 영명사, 묘향산의 보현사, 금강산의 장안사, 유점사, 신계사 등 수많은 절간들과 돌탑 등 문화재들을 무참히 부셨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명수가 가져다놓은 차고뿌를 드시다 말고 그냥 탁자에 내려놓으시였다.

《지난 여름에 우리가 락원기계제작소 주철직장을 돌아볼 때 그곳 직장의 신포향이라는 녀성당원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수상님! 념려마십시오. 우리가 싸워이기기만 하면 복구건설은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일제놈들이 그렇게 마사놓고간것도 우리는 2~3년동안에 다 복구해가지고 잘살지 않았습니까? 전쟁이 끝나면 또 복구해가지고 잘 살수 있으니 너무 근심하시지 마십시오!>

그날 저녁에 나는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일생동안 그 동무가 한 말을 잊을수 없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나는 그 동무의 말이 정말 옳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런 강의한 의지를 가진 인민이 있기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수 있다는 신심을 더욱 굳게 하였습니다.…》

…부수상들과 도시건설부문 일군들이 눈을 숨벅거리며 방을 나가자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중히 일어선 버체트에게로 돌아서시였다.

《버체트선생, 우리 일이란 늘 이렇습니다. 너무 늦어서 정말 미안하니다. 그럼 이야기를 나눕시다. 어서 앉으십시오. 선생은 나에게 질문하실게 있다고 하였지요?》

버체트는 두손을 맞잡고선채 인차 입을 열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진한 흥분과 정신적격앙이 비껴있었다.

《수상각하, 전 리극로선생의 통역으로 각하의 말씀을 전부 들었습니다. 무어라고 말씀올려야 할지… 전 그동안 세계 최대의 막강한 무장장비를 가지고있는 미군과의 전쟁에서 조선인민군이 련속 승리하는 비결 그리고 이 전쟁의 전망에 대해서 알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으로써 저의 취재를… 아니 질문을 그만두려고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의아해 그를 보시다가 웃음을 머금으시였다.

《버체트선생, 일없습니다. 우린 아침까지도 이야기할수 있습니다.… 승리의 비결이라…》

《아니, 수상각하!… 저는 그 질문의 답을 벌써 찾았습니다. 방금 수상각하의 말씀을 들으면서 걸출하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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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아니, 수상각하!… 저는 그 질문의 답을 벌써 찾았습니다. 방금 수상각하의 말씀을 들으면서 걸출하고 지어 신비롭기까지 한 위인의 답을 들었습니다.

민족과 강토에 대한 위대한 심장의 분출을 보았습니다. 이거면 됩니다. 저는 조선인민의 승리를 확신합니다.

수상각하, 저는… 이 경이적인… 취재를 끝냈습니다.》



 

숨가쁜 고요가 대지에 가득찼다. 그 대지의 먼 기슭에서 밝고 힘찬 억센것이 몸부림치며 급하게 다가오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일과 함께 내각청사를 나서시였다.

날이… 밝아오고있었다. 푸른 기운이 강산을 뒤덮었다.

김명수와 리을설이 뛰여다니며 소동을 피우고 승용차들의 발동소리가 가루개골안을 흔든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버체트를 바래우고 돌아온 남일에게 고개를 돌리시였다.

《남일동무, 이 가루개아래말이요. 임진왜란때 계월향이 살던 곳이라는걸 알고있지요?》

《예, 홍명희 부수상에게서 들은 기억이 납니다.》

남일이 뜻밖인듯 눈을 크게 떴다.

《왜적을 쳐부신 우리 선조들의 애국심이 깃든 고장이요. 이제 평양시를 웅장화려하게 일떠세우면 이곳을 말이요, 월향동이라고 이름지읍시다. 어떻소? 옛 교육자의 의견을 듣기요.》

남일이 갈린 목소리로 감격에 젖어 입을 열었다.

《장군님, 정말 뜻이 깊고… 인민들이 좋아할겁니다.》

《그래? 인민들이 좋아하면 무조건 찬성이요. 하하하!…》

리을설의 뒤를 따라 김명수가 땀을 철철 흘리며 달려왔다.

《최고사령관동지, 출발준비가 되였습니다.》

《그렇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야전복허리에 손을 짚으시고 멀리 모란봉쪽을 돌아보시였다.

하늘이 질푸른색으로부터 점차 감색으로 변하고있었다.

금수산의 주봉인 모란봉쪽 창공에 장미빛에 가까운 밝은 채광이 비끼더니 점차 그것이 오묘하고 령롱하게 변하면서 진홍색으로 물들어갔다. 이윽고… 엄청나게 큰 황백색태양이 모란봉의 최승대쪽으로 비우죽이 얼굴을 내민다.

평양의 해돋이가 시작된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금빛해살을 받으시며 환하게 웃으시였다.

《참… 좋은 아침이요!》

김일성동지께서는 뒤를 돌아보시였다.

《자, 동무들! 전선으로 떠납시다. 우리 전사들을 만나봅시다.》

김일과 남일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김일이 두손을 맞잡고 바재이다가 조용히 말씀올렸다.

《장군님, 한밤을 꼬박 밝히셨는데… 건지리에 들어가시여 좀 쉬고 떠나시지 않겠습니까?》

김일성동지께서는 늘 들으시는 가까운 동지들의 간청이였으나 오늘은 기분이 좋으시여 그저 활짝 웃으시기만 하셨다.

《김일동무, 총참모장동무, 내게 무슨 습관이 있는지 아십니까? 며칠밤을 밝혀도 전사들, 동지들과 함께 있으면 만시름이 사라지고 피로가 다 풀린단 말이요. 하하하!》

이윽고 승용차행렬은 늦가을 안개가 굼실굼실 흐르는 평양의 거리를 뒤에 남기고 남으로 전선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전선은… 고요하였다.

 

(2005년 7월 27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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