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북측에 제의한 의료협력,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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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가 북측에 코로나 대응 차원의 의료협력 제안을 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측은 초기에 국경봉쇄로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 세계 최초의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였다. 그래선지 사망자는 한 사람도 없다. 사망자가 없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 한편, 남측은 성공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해 세계적 모법국으로 칭찬이 자자하다.
한미의 코로나 예방 차원의 협력 제안은 보기에도 흐뭇한 인정 나눔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코로나가 닥쳐와서야 인정을 배풀겠다는 건 코로나가 없었다면 그런류의 인정을 배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된다. 사실, 한미는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다같이 북측에 제재를 가해 북의 목줄을 조이는 데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 엄격히 따지면, 경제제재라는 건 총성만 없다 뿐이지 전쟁의 일환인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전 지구촌이 코로나 대재앙으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놓인 참담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와중에도 이명박근혜 적폐세력이 취한 <5.24조치>와 <개성공단 폐쇄>를 해제하거나 재개하지 않는 것은 냉혈동물이나 할 수 있는 잔인한 작태라고 해도 과도한 표현이 아닐 성 싶다.
70년 넘게 북한은 미국의 온갖 제재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제재는 북측이 의료시설 접근 조차 금지하고 있다. 이렇게 잔인한 짓을 뻔뻔스럽게 하면서 의료지원을 한다는 게 북측으로선 반가울 리가 없다. 이런 비상시국을 맞아 경제활동을 하고 의료기구 접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적 제재 해제라도 하는 게 도리가 아니겠나 말이다. 마침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 언론매체에 북한이 한미의 의료협력 제안을 수용하라는 글을 발표했다. 골자는 남북 간 의료 협력은 북미 간 의료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푸로세스가 재가동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좋은 착상이라고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지만, 미국의 의료 협력 제의는 선거를 의식한 '현상유지'를 고수하려는 술책이라고 믿어진다. 바꿔 말하면, 미국은 북핵 문제를 현재로선 건드리고 싶질 않다는 것이다. 북측을 얼려서 큰 사고만 치지 말고 선거기간을 넘기게 해달라는 구걸 신호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남측의 의료 협력 제안도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그것 보다 북에 실추된 신뢰를 먼저 회복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4년전 중국서 납치한 12북 처녀들, 탈북부로커에 속에 강제 탈북자가 된 김련희 여성, 그리고 오랜 형기를 마친 연노한 장기수 어르신들을 당장 북녘 고향으로 돌려보내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쉽게 치룰 수 있지 않겠는가. 미국에 종속된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 정도는 미국의 허락과 관계 없이 해낼 수 있어야 했다. 전 세계 마스크 부족 현상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불허하는 미국이나 이에 굴복해 꿈을 접는 서울 정부의 나약한 모습은 우리를 너무 슬프게 한다. 의료 협력을 하겠다면서 마스크 생산을 못하게 하는 미국의 태도는 전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전세계가 지금 코로나와 실직으로 2중고를 치루는 마당에 한미연합공중훈련으로 전쟁연습 까지 한다는 건 털끝 만큼도 평화요 인권이요 자비요라는 달콤한 소리는 가짜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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