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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환 제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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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7,234회 작성일 21-02-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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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장

책상우에는 크고작은 사진자료와 여러가지 화첩들이 펼쳐져있었다. 제철소에 건립하게 된 유화판의 원화를 선택하자는것인데 좀체로 눈에 띄는것이 나타나지 않았다. 수령님께서 해방직후부터 수십차에 걸쳐 하신 현지지도를 수록한것인데 량이 대단하였다. 하지만 어떤것은 배경이 너무 두드러졌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와 반대로 된것이 대부분이였다. 군중과 잘 어울린것을 한장 고르자는것이다.

제철소의 실정을 알아보니 유화를 그릴 미술가들도 대기중이라고 하였다. 더이상 지체시켜서는 안될것이였다.

그것은 그렇다치고 오늘로 예정되여있는 《공산당선언》에 대한 토론내용을 다시금 더듬어보기로 하시였다. 저작자체가 차지하는 의의를 보아서도 그렇고 100년사상사총화도 이제는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였기때문에 그에 대한 론의를 한계단 더 높이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맑스와 엥겔스의 초기저작들은 공산주의운동의 혁명적원칙을 제기하는데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었지만 현대성의 견지에서 놓고볼 때는 론의해야 할 문제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공산당선언》에서부터는 현실적인 문제를 적지 않게 안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책상 한옆에 놓였던 책을 집어다 펼치시였다. 당출판사에서 발행한것인데 표지와 장정이 투박하여 별로 볼품이 없었다. 속표지 뒤등에 읽을 때마다 적어둔것이 여러군데 나타났다. 그이께서 이책을 처음 대하게 된것은 중학교시절이였다. 그후에도 대학에서 여러번 정독하였고 이번에는 자자구구 따져가며 두번이나 읽으시였다.

아무리 깊이 생각해보아도 문제는 이 저작 그자체에 있는것이 아니라 오늘의 견지에서 한세기이상 공산주의운동의 혁명적기치로 되여온 여기에서 그 진수를 뽑아내는 그점에 있을것이였다.

그이께서는 속표지 뒤등을 유심히 들여다보시였다.

십여가지 문제점들이 적혀있었는데 거기서 언뜻 시선을 끄는것은 《공산주의리념과 공산주의혁명운동의 결합…》이였고 그다음에는 《혁명투쟁에 대한 국제적성격의 주장》 그리고 또 다음에 적힌것은 《로동계급의 당 출현, 그 당의 창건자, 령도자 맑스…》 이런것이였다.

수첩에 옮겨적기 위해 손에 들었던 연필을 놓고 그이께서는 책갈피를 번져나가시였다.

그 책갈피에는 여러군데 《수령!》 또는 《수령의 출현》이라고 힘주어 적어놓은것이 눈에 뜨이시였다.

(수령! 그렇지, 수령!) 그이께서는 거듭 외워보시였다.

처음 보게 되는 어휘나 개념도 아니며 어떤 난해한 의미를 띤것도 결코 아니였다. 하지만 현대수정주의가 대두한 오늘에 와서는 더더욱 신중한 의미를 가지고있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책갈피에다가 노트를 끼워놓고 이제 사회과학원 3층에 나가 례의 그 성원들과 함께 맑스-레닌주의의 기초저작의 하나인 《공산당선언》을 토론할 장면을 상상해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다가서시였다.

안개가 뽀얗게 서리여 정원은 마치 꿈속에 잠긴듯하였다.

정원 한끝에 있는 오동나무에서 이슬방울 듣는 소리마저 들리는듯하였다. 피곤이 몰리거나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면 이렇게 늘 정원을 향해 기분을 전환시키군하시였다. 진귀한 수목들로 꾸려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생긴대로 방임해둔것도 아닌 수수한 정원이였다. 그렇지만 그것을 바라보고있노라면 단풍나무, 향나무, 버드나무, 분비나무들이 계절을 알리고 갖가지 정서를 풍겨준다. 벌써 20년이 되여오는 우리당 력사가 이 정원과 더불어 흘러갔구나 생각하니 저절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실로 파란만장의 로정이였다. 그런데 바야흐로 지금 파도가 가장 높은 그 마루에 올라서게 되리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다시 수첩을 들여다보며 사색의 갈피를 정리하시는것이였다.

…한편 엄한정은 사회과학원 2층에 있는 자기 방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보고있었다.

시간은 아직 넉넉하였다. 숱이 너무 성글어져 빗을 댈만한 여지가 없었건만 그래도 연방 머리카락을 다듬어올리면서 벽거울을 들여다보고있다.

이것이 과연 내가 옳은가 할 정도로 며칠사이에 변해버린 얼굴이였다. 이때 어째서인지 신통히도 아버지를 닮았다는 영심이의 얼굴이 언뜻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러자 온몸으로 전류가 흐르는것처럼 찌르르 하였다. 최근에 일어난 일종의 정신적번민이라고 할가. 그저 그러하다 말겠거니 하였는데 그것이 마음의 창문이라고 하는 얼굴에 이렇게 심하게 내비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살이 빠져 이마와 눈귀에 주름이 더 생기고 입모습에는 한가닥 긴장이 어려있었다. 미의 견지에서 보면 형편없이 많이 후퇴한셈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단 하나만은 오직 살아있었다. 싸늘한 화로통을 휘휘 저어보면 재티가 풀풀 날리는 가운데 반짝하고 빛을 내는 하나의 불씨 그것과 흡사한것인데 그것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은 명민한 눈빛이였다. 그는 머리를 흔들어 영심이에 대한 환영을 지워버리고 짐짓 한가지 점에 사색을 집중하였다.

어떻게 하면 그이께서 충고한대로 원문에만 매달리지 않고 창발성을 부여할것인가! 《도이췰란드이데올로기》때도 그렇고 《철학의 빈곤》때도 역시 그러하였다. 그런데 오늘 토론하게 되는 《공산당선언》은 더 막막하였다. 일생동안 그래온것처럼 기본내용과 의의같은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눈을 감고도 줄줄 내리외울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놓고 창조적으로 사색하여 어떤 의미를 발견하려들면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앞이 캄캄해지는것이다.

엄한정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머리를 북북 몇번 올리빗고나서 수첩을 집어들고 복도에 나섰다.

3층의 그 방에는 이미 정치학전문인 원시준과 동방철학이 전공인 리종화가 와있었다. 그들은 엄한정이 나타나자 눈을 크게 뜨며 놀라와 하였다. 성장을 한것은 아니지만 계절에 맞는 연한 회색 제낀깃옷에 역시 그런류의 넥타이를 매고 머리에 기름까지 발랐다. 살은 쭉 빠졌지만 령리한 눈에서는 여전히 강한 빛을 내뿜고있다.

《포장이 잘되였군그래.》

언제보나 익살군인 원시준이 강원도말씨로 시비를 청해온다. 그래 엄한정도 다른 감정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가벼운 익살로 대하려고 하였다.

《오늘부터 토론은 시계바늘 돌아가는 방향으로 순서를 정하도록 합시다. 엄박사엄박사 하고 올려추는바람에 한동안 떴댔는데 이제부터 난 첫토론 그만두겠소.》

《아니 이건 또 무슨 소리요. 허허.》

두손을 쳐들며 원시준이 비명을 지르는데 리종화가 능청스럽에 방향을 왕청같은데로 획 돌려놓는다.

《모든 회전은 다 시계바늘방향이 옳은것으로 보는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는거요. 가령 륙상경기에서는 그와 반대방향이거든. 그건 그렇고 특보가 하나 있소. 이제 곧 백악관 대통령방과 크레물리 브레쥬네브방에 직통전화가 가설된다오.》 그는 늘 이러루한 일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있었다.

《그게 사실이요?》

원시준의 물음이였다.

《사실이다뿐이겠소. 이 리종화의 통신은 절대로 오보가 없는게 특징이요.》

《사실이 그렇다면 더욱더 아리숭해지는데 외무성의 그 숱한 전신기들은 뭘하고 량극에 앉아있는 두 수반네들이 직통전화를 해야 할만큼 밀접해졌는가? 하기야 할말이 오죽이나 많겠소만.》 원시준이 쓴웃음을 지으며 계속하였다. 《이른바 그 평화전략이라는것을 미국나리들한테 납득시키자면 공식문건만 가지고는 어림도 없을테니까. 무시로 해설을 들이댈 판이지. 평화적공존의 본질과 의도는 무엇이다, 평화적이행은 어떻게 하는거다, 평화적경쟁의 내용은 어떤거다 하는 식으로 말이지. 그러니 전화가 필요할수밖에…》

언짢게 낯을 잔뜩 찌프리고있던 엄한정이 리종화에게 걸고들었다.

《거짓말도 비슷하게 해야 먹어들어가지 그런 엉뚱한걸 내대니까 배척을 받을수밖에. 그렇지 않소. 리종화선생!》

《하하, 이건 정말 에이피통신이 거짓말을 했다면 몰라라 이건 따스요. 거기에는 열핵전쟁은 그 어느 개인의 착오와 실수에 의해서도 순간에 일어날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고 자동화돼있기때문에 외무성 각서나 멧세지로써는 안된다는거요. 수화기를 들면 즉시에 통화할수 있어야 핵전쟁이 방지될수 있다고 하고있소.》

《알만하웨다.》 엄한정은 쓴입을 다시고나서 또 내뱉었다. 《말만 들어도 구역질이 납니다. 수정주의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원시준이 기발한 생각이 났다는듯이 손을 흔들며 말하였다. 《가령 크레믈리의 그 전화통앞에 브레쥬네브가 아니고 쓰딸린이 앉아있었다면 어떻게 될가?》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그거야 뻔하지 않소.》 하고 리종화가 받았다. 《하루 한번씩 대통령을 불러서 첫인사를 하고난 다음에 <공산당선언>을 펼쳐놓고 천천히 읽어주겠지. 전문은 아니고 앞머리, 하나의 유령이 유럽상공에서 어슬렁거리고있다 하고… 다음에는 마지막대목인 지배계층들로 하여금 공산주의혁명앞에 전률케 하라, 공산주의혁명에서 프로레타리아가 잃을것은 철쇄뿐이고 그들이 얻을것은 전세계이다. 그리고 나중에 전세계 로동자들은 단결하라! 라고 했을게 아니요.》

《여보 여보, 위험천만!》

원시준은 몸을 뒤로 제끼고 코방울을 주물면서 말하였다.

《그러면 죤슨이 즉시에 원자탄, 수소탄 할것없이 몽땅 모스크바에 날려보낼거요.》

《그러니 3차세계대전의 첫신호는 울리였군그래. 참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있지. 그러나 그건 환상이고 사실에 있어서는 백곰과 독수리가 포응을 했은즉 원자탄이 아니라 <리성적제국주의>의 괴물인 유. 에스. 에이는 꽃다발을 보낼것이요, 꽃다발을! 그렇지 않습니까?》

원시준이 잠간 중단하였다가 다시 계속하였다.

《그런건 또 아무것도 아니요. 얼마전에 내가 묵은 신문을 뒤져보았는데 흐루쑈브의 미국방문기사가 실려있지 않겠소. 1959년거지. 그래 보니까 헐리우드영화촬영소에 갔던 기사가 실려있더군.

참말 걸작이요. 때마침 벌려놓았던 영화촬영장면을 보여주었는데 연출가가 신호를 하니까 괴상한 몸짓을 하면서 녀배우들이 한줄로 서서 무대앞으로 나오더니 뒤로 삑 돌아서며 스카트를 훌쩍 들어올렸다는구만… 그런데 흐루쑈브선생은 연출가의 솜씨가 기발하다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대.》

《그만하오. 수정주의의 구린내때문에 점심맛 없겠소. 당신은 그저 한다는 소리가 모두 그런 시시쿨쿨한 소리뿐이야.》

리종화는 낯을 찡그리고 원시준을 쏘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원시준은 제가 내뜨린 말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쑥스러웠던지 쓰겁게 웃기만 한다. 익살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꼿꼿한 신경질도 없이 언제나 정서적균형을 잘 유지하고있는것은 역시 엄한정이였다.

아닌게아니라 엄한정은 이런 날이면 한 30분전에 나타나 기지를 보이거나 민감성을 자랑하면서 국제 또는 국내 시사를 펼치는 이 마당에서도 언제나 《나는 안테나가 높지 못하다보니 조선중앙통신외의 전파는 잡지 못해.》라고 벙긋이 웃기만 하였다.

그러나 신문이나 통신잡지 같은것이 아니고 두툼한 책에 있는 세부에 대해서는 그를 당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말한대로 일생 《정신적고고학》을 하다나니 옛날의 명언명구들을 많이 기억하게 되였다. 가령 《자본론》 첫머리에 욕망은 결핍에서 나온다라든가, 맑스는 격언을 좋아했는데 시비질을 할테면 하라, 나는 내 갈길을 갈것이다라는 피렌째사람들의 말을 자주 인용했다든가, 엥겔스는 맑스의 서거후 《자본론》 2권과 3권을 집필하여 맑스의 이름으로 출판함으로써 천재적친우에게 위대한 기념비를 세워주었다고 한 레닌의 평가 등등…

《그런데 말이요.》 하고 리종화가 비대한 몸을 움쭉 일으키면서 원시준에게 손짓을 하였다. 《난 이번에 맑스와 엥겔스를 연구하면서 다시한번 경탄을 금할수 없었소. 그게 뭔가 하면 우선 사상리론에서 그리고 학술에서 단연 뛰여났다는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데 인간으로서의 맑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였단 말입니다.》

《아! 그래요.》 하고 원시준은 너무나 지당한 말씀인데요 하는 내심을 드러내놓으면서 《그런 의미에서 자! 한대 피시오. 그리고 계속하시오.》라고 말하는것이였다.

이렇게 되여 다른 때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던 동방철학전문가가 맑스에 대한 일화를 말하게 되였다.

《난 맑스에 대한 사적을 찾아 탐방한 일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고양이뿔같은 어떤 귀물을 얻어본것도 없습니다. 그저 그와 관련한 몇권의 회상기를 읽었는데 그에 대한 제 견해를 말해볼가 하는것입니다.》

리종화는 방금 받아든 담배에는 불을 달지 않고 재털이에 올려놓았던 꽁초에 불을 달며 말을 이었다.

…맑스라는 한 인간은 비범한것과 평범한것의 가장 조화로운 결합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때문에 여기서는 비범한 측면은 일단 뒤로 미루기로 하고 순 인간적인 측면에 대해서만 말하게 된다. 맑스는 전형적인 유태족의 잘생긴 사나이축에 속할것이다. 키는 중간을 좀 넘었는데 상체가 실하고 머리칼은 까맣고 숱이 많았다. 첫눈에 띄는것은 온 얼굴을 둘러싼 구레나룻수염이였다. 그 수염이 어떻게나 그를 숙성하게 보이게 했던지 30살도 되지 못한 때에 벌써 동료들속에서 《맑스령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게 되였다.

맑스의 부모는 그를 작가나 혹은 교원으로 키울 작정이였는데 어찌다가 그 당시 제일 천시되여오던 경제학을 하게 되였다. 맑스는 30살되는 해에 《공산당선언》을 집필하였다. 그 어떤 학문의 전공기간이 30년이라도 모르겠는데 통털어 30살인것이다. 그는 담배를 무척 좋아하였다. 그래 밤이고 낮이고 손가락짬에 담배를 끼우고있었다. 그런데 남다른것은 담배 한대를 태우는 동안 성냥불을 대여섯번이나 켜대야 하였다. 독서나 사색에 열중하였기때문에 담배불이 자주 꺼졌던것이다.… 그래서 담배값보다 성냥값이 더 들었다는 말도 있다. 그의 한생은 물우에 뜬 쪽배처럼 늘 흔들리였다. 학문과 사회운동을 결합시킨, 다시말해서 공산주의리념과 혁명투쟁을 처음으로 결합시키게 된 다시말해서 공산주의리념과 혁명투쟁을 처음으로 결합시키게 된 그는 가는곳마다에서 부르죠아지들에 의해 쫓겨나게 되였다. 도이췰란드에서 프랑스로 거기서 다시 벨지끄로 또다시 영국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생활은 런던의 마이트렌드공원거리의 2층집 세방이였다.

이 집에 오기전에는 옥스포드의 딘거리에서 살았다. 2층에 있는 자그마한 골방에는 해가 잘 들었다. 뻬치까의 량쪽과 창문 건너편에는 책을 가득 꽂은 책꽂이가 벽에 기대세워있었고 책꽂이우에는 신문과 원고퉁구리가 천정에 닿도록 쌓여있었다. 해가 잘 드는 창문가에는 집필탁이라고 할수 있는 작은 책상과 나무로 된 눅거리 안락의자가 놓여있었다. 여기서 맑스는 양복바지를 몇벌이나 해뜨리면서 많은 글을 썼다.

맑스와 엥겔스는 특이한 우정관계에 있었다. 그때까지 수많은 작가들이 가장 리상적인 인간의 우의에 대해 형상하였는데 그의 실제적표본을 그들이 보여주었던것이다.

로동계급의 혁명위업을 위한 사상리론활동에서 일치한 견해와 립장에 있었다는것은 더 말할것도 없고 그들은 인간적으로 친혈육보다 더 가까왔다. 맑스의 딸들은 엥겔스에 대해 아저씨나 또는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고 두번째 아버지라고 불렀다. 1848년 혁명이 실패한후 엥겔스는 만체스터에 가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들은 서로 편지를 매일 써서 보내였다. 그후 엥겔스가 만체스터에서 런던으로 돌아와서는 10분이면 걸어갈수 있는곳에 자리잡고는 어느 하루도 가거나 오지 않은 날이 없이 서로 만났고 그것은 맑스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되였다. 그들은 서로 위하고 서로 찬양하였다. 맑스는 엥겔스의 재능과 인격에 대하여 칭찬하였고 엥겔스는 역시 맑스에 대하여 그렇게 말하였다. 엥겔스가 맑스를 마지막으로 찾아간것은 아직 나무잎이 피지 않은 이른봄이였다. 감기가 왔다고 하면서 기침을 몹시 하였는데 이야기를 하다말고 옆방에 잠간 한 10분 되나마나하게 건너갔다왔는데 그사이에 안락의자에 비스틈히 기대앉았던 맑스는 숨을 거두었던것이다. 엥겔스는 맑스의 묘지에서 영결하면서 66살되는 해 3월 14일 맑스는 고귀한 사상유산을 그토록 많이 창조한 허름한 책상앞에서 사색을 멈추었다고 했던것이다.…

《맑스는 바로 이런 사람이라는걸 여러분들이 나보다 더 잘 알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강조하고싶은것은…》 하고 리종화는 흥분된 얼굴로 좌우를 둘러보고나서 계속하였다. 《맑스가 가장 좋아했고 사랑했고 언제나 주장한것은 단결이라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맑스가 가장 혐오스럽게 생각하고 증오한것은 배신입니다. 이것은 추호의 허구도 가하지 않은 사실그대로입니다. 소인이 직접 같이 생활하며 목격한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방층이 두꺼운 그의 체질을 잘 드러내였다.

그 모양을 보고 웃지도 않고 정색한 표정으로 엄한정이 말했다.

《마지막 그 한마디 말만 하지 않았더면 진실을 말한것으로 되겠는데… 하기야 뭐 고구려의 동명왕과 장기를 같이 두었다고 우겨대는 사람이니까.》

《그걸 빼놓으면 리종화이기를 그만두는데두요.》

원시준이 코를 벌름거리며 웃고있다. 그때 나들문쪽에서 인적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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