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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55] 재개되는 남북대화, 어디까지 진전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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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6,274회 작성일 21-08-03 14:53

본문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3단계 중에서 2단계까지 실행되었다

2.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

3. 백악관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4. 여러 개 중에서 하나만 중단되었다

5. 남북대화재개제안에 호응한 북의 의도

 

 

1. 3단계 중에서 2단계까지 실행되었다

 

2021년 7월 27일은 남측에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정전협정체결 68주년 기념일이었고, 북측에서는 전사회적 관심과 열기 속에 맞이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8주년 기념일이었다. 전쟁의 역사에 대한 남과 북의 인식격차는 하늘과 땅 사이만큼 크다.  

 

그런데 바로 그날 서울과 평양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남과 북이 끊어진 통신련락선을 다시 잇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청와대는 언론설명회를 통해 그 소식을 알렸고, 조선중앙통신사는 보도를 통해 그 소식을 알렸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그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언론설명회에서 남과 북은 당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 동안 단절되었던 남북통신련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면서 개시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사는 보도문에서 “(북남) 수뇌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쌍방은 7월 27일 10시부터 모든 북남통신련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하였다”고 밝혔다. 

 

북은 2020년 6월 9일 남북통신련락선을 끊었다. 그날 북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남북통신련락선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발표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0년 6월) 8일 대남사업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동지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여정 동지는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들을 심의하고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련락선들을 완전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중략) 이번 조치는 남조선것들과의 일체 접촉공간을 완전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2020년 6월 북의 대남정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1) 2020년 6월 북은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시켰다. 북이 언급한 대적사업은 남북대화와 남북교류를 모두 중단하고, 대남군사행동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남북관계가 파탄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6월 15일 자신의 특사를 이른 시일 안에 평양에 파견하겠다고 북에 긴급히 통보했다. 그러나 2020년 6월 1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파견제안을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불순한 제의”라고 비난하면서, “철저히 불허한다는 립장을 알리였다”고 한다. 

 

2) 2020년 6월 북은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을 심의했다. 북이 언급한 배신자들은 악질탈북자들의 반북적대행위를 묵인한 문재인 정부를 가리키는 말이고, 쓰레기들은 반북적대행위를 감행한 악질탈북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북이 언급한 반북적대행위는 북의 최고 존엄을 극단적으로 모독하는 전단꾸러미를 풍선에 달아 날려보내는 대북심리전을 말한다. 원래 심리전은 전시 또는 준전시에 적의 정신상태를 교란하여 와해시키는 전형적인 적대행위다.  

 

3) 2020년 6월 북은 단계별 대적사업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북의 단계별 대적사업은 세 단계로 계획되었다. 단계별 대적사업의 첫째 단계는 남북통신련락선을 끊는 것이고, 둘째 단계는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하는 것이고, 셋째 단계는 대남군사행동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에 따라, 2020년 6월 9일 북은 남북통신련락선을 끊었고, 6월 16일에는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했고, 6월 17일에는 조선인민군 전연군단들에 ‘1호 전투근무명령’을 하달했고, 6월 23일에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작성한 대남군사행동계획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에 상정되었다. 그런데 그 회의에서 대남군사행동계획의 실행을 보류하기로 의결되었다. 북은 대적사업계획을 실행하면서 남북통신련락선을 차단했고, 남북공동련락사무소도 폭파했으나, 대남군사행동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보류했다.  

 

2020년 6월 9일 12시 북은 남북통신련락선 4개를 모두 끊어버렸다. 판문점통신련락선, 동서해군사통신련락선, 남북통신시험련락선, 남북직통련락선이 끊어졌다. 남북통신련락선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청와대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를 이어주는 남북직통련락선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남북 사이의 우발적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동서해군사통신련락선, 그리고 남측 통일부와 북측 통일전선부 사이를 이어주는 판문점통신련락선이다. 

 

판문점통신련락선이 북의 일방적인 단절조치에 의해 끊어진 후 지난 1년 1개월 동안 통일부는 그 선을 다시 이어보려고 애썼다. 이를테면, 통일부는 아침 9시에 판문점통신련락선 신호음을 북에 발신하는 업무를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해왔다. 하지만 북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2021년 6월 9일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이 남북통신련락선을 모두 끊은 이후 통일부 소속 연락관이 매일 오전 9시 판문점통신련락선 신호음을 북에 발신하고 있는데, 북은 응답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북이 연락신호에 응답하지 않은 까닭은 명백하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9.19 남북군사합의를 함께 채택해놓고 뒤로 돌아서서 대북적대행위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에서 말하는 대북적대행위는 악질탈북자들이 북의 최고 존엄을 극단적으로 모독하는 전단꾸러미를 풍선에 달아 북으로 날려보내는 심리전만이 아니다. 심리전보다 더 엄중한 것은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다. 

 

▲ 이 사진은 2018년 1월 3일 통일부 소속 연락관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있는 연락사무소에서 통신련락선을 사용해 북측 연락관과 통화하는 장면이다. 남북통신련락선을 열거하면, 판문점통신련락선, 동서해군사통신련락선, 남북통신시험련락선, 남북직통련락선이 있다. 북은 2020년 6월 9일 모든 남북통신련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그런데 2021년 7월 27일 남북정상의 합의에 따라 남과 북은 끊어진통신련락선을 복원했다. 남북대화가 어렵사리 재개된 것이다. 재개된 남북대화는어디까지 진전될 것인가?  



2.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가 지속되는 속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1월 11일 신년사에서 “언제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하면서 남북대화재개를 제안했으며, 그로부터 한 주간 뒤에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하면서 “화상회담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비대면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욕을 보였다. 2021년 7월 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통일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 제안에 부응하여 영상회담실을 만들어놓았고, 2021년 4월에는 남북당국회담을 가정한 시연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북은 응답하지 않았다. 

 

북의 응답을 받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낀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발표 3주년이 되는 2021년 4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친서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남북대화를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2021년 7월 2일 <중앙일보>가 “남북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1년 5월 21일에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비대면 방식의 남북대화를 제안하였으며, 남북 정상의 친서교환은 한 차례 이상 진행되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6월 24일 발매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대담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으로 상호신뢰를 형성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2021년 4월 27일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몇 차례 친서를 교환하였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북은 남북대화와 남북교류를 완전히 중단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대북특사파견제의를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불순한 제의”라고 매몰차게 걷어찼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욕을 내려놓지 않았다.  

 

남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회담으로라도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욕을 가지고 무모하게 보일 만큼 집착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지금 북은 최고로 엄격한 국가방역조치를 취하여 국경과 군사분계선을 완전히 봉쇄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갈망하는 남과 북의 인적, 물적 교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문재인 대통령은 왜 남북대화재개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은 최근 남측에 펼쳐진 사회정치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남측의 사회정치상황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여러 여론조사결과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요즈음 남측 유권자들 속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요구가 제기되었고, 국민의힘 대선출마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대선출마후보자보다 더 많은 대중적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실패와 그에 따른 정세불안, 그리고 경제정책실패와 그에 따른 민생파탄이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러므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앞으로 9개월 안에 어떤 극적인 사변을 일으켜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이대로 끌려가다가는 2022년 3월 9일에 실시될 대통령선거에서 패할 것으로 예견된다. 만일 집권연장에 실패하여 정권이 교체되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아 사법처리대상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지금 수감되어 있는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은 석방되고, 그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가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집권연장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반전시킬 극적인 국면전환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파탄을 반전시킬 남북정상회담이 그야말로 극적으로 실현될 수만 있다면 집권연장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이 퍼부은 비난의 화살을 온몸에 맞았으면서도 남북대화를 재개하려고 집착하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재개하려는 정치적 욕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출마후보자에게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2021년 7월 29일 <뉴스1> 취재기자와 대담한 이낙연 대선출마후보자는 남북통신련락선이 복원된 후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우선 북미간, 남북간 또는 남북미간 당국자 대화가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 장소가 판문점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지금 필요한 것들을 당국 간에 논의하는 것이 앞당겨졌으면 좋겠다. 여건이 성숙하면 남북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에 한 번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가능성이 제일 높은 시기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일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와 촉박함을 느끼는 그의 답변은 낭만적 공상이 부풀어 오른 느낌을 안겨준다. 판문점통신련락선이 복원된 것을 보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낭만적 공상이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1년 8월 1일 담화에서 판문점통신련락선이 복원된 것을 두고 “지금 남조선 안팎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지어 북남수뇌회담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나는 때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판문점통신련락선이 복원되자, 그렇게 되기를 무척 바랐던 통일부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2021년 7월 30일 통일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 나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영상회담체계를 구축하는 문제를 7월 29일 판문점통신련락선을 통해 북에 제의했다고 밝히면서, 북이 그 제안에 적극 호응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이 사진은 2021년 7월 1일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는장면이다. 대통령선거는 2022년 3월 9일에 실시될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대선출마선언식에서 자신이 집권하면 "대전환의 위기를 경제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강력한경제부흥정책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결과를 보면,남측 유권자들 속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요구가 제기되었고, 국민의힘 대선출마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대선출마후보자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음을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실패와 그에 따른 정세불안, 그리고 경제정책실패와 그에 따른 민생파탄이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집권연장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반전시킬 극적인 국면전환이다.  

 

 

3. 백악관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궁금증이 생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친서교환을 통해 남북대화재개를 추진해온 것에 대해 백악관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4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고 긍정적인 답신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5월 21일 워싱턴으로 떠났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긍정적인 답신을 받아보고 그에 대한 후속조치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하려고 생각했지만, 워싱턴으로 떠나는 날까지 그런 답신은 받지 못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의례적인 답신만 보냈고, 문재인 대통령이 친서에서 언급한 남북대화재개 제안을 수락한다는 긍정적인 답신은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정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긍정적인 답신을 보내는 시점을 한미정상회담 이후로 늦추었음을 보여준다. 그렇게 한 까닭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Joseph R. Biden)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 재개의욕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한 뒤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답신을 보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꺼내놓은 남북대화재개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한미정상 공동성명을 읽어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고 서술된 짤막한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짤막한 문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협력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습니다. 우리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진전을 촉진해 북미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접근법을 모색해나갈 것입니다.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위의 인용문을 명료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1)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의사를 지지했다.

 

2)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백악관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남북대화를 추진할 것이고, 남북대화재개가 조미대화재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3)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친서에서 언급한 남북대화재개의사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긍정적인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 

    

3박5일 방미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5월 23일 밤 서울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의사를 지지한다는 것을 확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일정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한 직후 그에게 답신을 보냈다. 서울에 돌아간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손꼽아 기다리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신을 받았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의사에 대한 긍정적인 답신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긍정적인 답신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과 “긴밀한 협력 속에서” 후속조치를 협의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진전을 촉진해 북미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니, 후속조치를 미국과 협의해야 했다. 

 

▲ 이 사진은 박지원 국정원장이 2021년 5월 26일 오전 11시경 뉴욕 케네디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장을 걸어나오는 장면이다. 그는 현장에 나온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곧바로 공항을 떠났다. 6박7일 동안 비공개 체류일정 중에그는 남북대화재개와 남북관계개선에 관해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후속조치를 백악관에 통보했고, 그 문제에 대한 백악관의 결정을 받아가지고 서울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속조치를 지지했다. 이런 사정은 백악관이2022년 3월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집권연장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선문제에 관한 한, 청와대와 백악관의 이해관계는 일치한다. 지난 시기 미국의 은밀한 선거공작이 남측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상기하면, 2022년 3월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대미특사를 파견하려면 시간이 퍽 걸리므로, 비공식적인 연락통로를 통해 비공식 특사를 파견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용 외교장관이 아니라 박지원 국정원장을 워싱턴에 급파했다. 

 

2021년 5월 26일 박지원 국정원장이 갑자기 뉴욕에 왔다. 그는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6박7일 동안 비공개 체류일정을 마치고 6월 1일 서울로 돌아갔다. 그의 비공개 체류일정이 6박7일로 늘어난 까닭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후속조치를 백악관에 통보하고, 백악관의 결정이 나오기를 현지에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후속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결정을 내렸다. 미국 국무부의 반응에서 그런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미국 국무부의 반응은 2021년 7월 30일에 나왔다. 그날 잴리나 포터(Jalina Porter)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대북물자반출신청 2건을 승인한 것을 두고 “미국은 남북대화와 교류를 지지하고, 통신선복구를 환영한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백악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긍정적인 답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후속조치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바이든 대통령은 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를 지지한 것일까?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대화재개가 조미대화재개로 이어지리라고 기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집권연장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현 상황을 반전시킬 극적인 전환계기가 절실히 필요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욕을 보인다는 사실을 바이든 대통령도 잘 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를 지지한 까닭은, 2022년 남측 대선에서 집권연장이 실현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악관이 2022년 남측 대선에서 집권연장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조성된 위험한 정세 속에서 찾아야 한다. 만일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여 정권이 교체되면, 미국은 그들의 광란적인 대북도발을 통제하기 힘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북무력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급속히 증대될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백악관은 2022년에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면서 전전긍긍하는데, 남북무력충돌까지 일어나면 미국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정세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다. 그러므로 바이든 대통령은 다가오는 2022년의 한반도 정세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되는 상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백악관이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연장을 바라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4. 여러 개 중에서 하나만 중단되었다

 

“남조선 당국은 스스로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 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다.”

 

위의 인용문은 2021년 3월 15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발표한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 나오는 내용이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그 담화는 남북대화를 완전히 단절한 결별담화였다. 

 

그런데 그런 결별담화를 발표한 북이 그로부터 4개월 뒤에 판문점통신련락선을 전격적으로 복원했으니, 복원현상만 보고서는 북의 의도를 알기 힘들다.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치료불능상태에 도달”했다고 비난한 결별대상과 다시 대화하려는 북의 의도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해명하기 전에, 그 동안 문재인 정부가 대북적대행위를 중단했는지 아니면 계속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북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필수조건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대북적대행위를 중단했으므로, 그에 상응하여 북이 남북대화재개제안에 호응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선 북이 남북대화를 단절시킨 직접적인 원인으로 되었던 대북전단공중살포가 중단되었는지 살펴보자. 문재인 정부는 2021년 3월 30일부터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2021년 5월 6일 서울경찰청은 악질탈북자들이 대북전단공중살포를 준비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5월 10일에는 악질탈북자들 가운데 주범을 소환해 6시간 동안 조사했으며, 5월 20일에는 주범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2021년 7월 19일 서울경찰청은 소환조사를 네 차례나 거부해온 악질탈북자들인 주범 1명과 공범 2명을 대북전단금지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는 대북전단공중살포를 금지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조치는 남북대화를 단절시킨 여러 대북적대행위들 가운데서 하나를 중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하나만 중단해서는 남북대화를 재개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9.19 남북군사합의서에 명시되었다. 9.19 남북군사합의서 제1조 1항에 명시된 군사적 적대행위는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차단 및 항행방해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중지 문제 등”이다. 그러므로 대규모 군사훈련, 대규모 무력증강, 봉쇄-차단-항행방해, 정찰행위 등이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남이 북을 봉쇄 또는 차단하거나 북측 함선의 항행을 방해한 적은 거의 없으므로, 봉쇄-차단-항행방해는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논하는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남과 북은 서로 상대에 대한 정찰활동을 일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므로, 남측의 대북정찰만 문제시할 수 없다. 이렇게 보면, 군사적 적대행위는 곧 대규모 군사훈련과 대규모 무력증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남과 북은 각각 군사훈련과 무력증강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를 문제시할 수는 없다. 북이 문제시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는 북침준비를 위한 군사훈련과 무력증강이다. 

 

먼저 북침준비를 위한 군사훈련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여기서 말하는 북침준비를 위한 군사훈련은 한미련합군이 미국 합참본부의 작전계획에 따라, 미국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으며 1년 내내 끊임없이 진행하는 북침전쟁훈련을 뜻한다. 북침전쟁훈련은 한미련합지휘소훈련과 한미련합기동훈련으로 구분된다. 

 

한미련합지휘소훈련은 해마다 3월과 8월에 각각 진행된다. 2013년 3월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3년 2월 10일에 완공된, 경기도 수원에 있는 대항군(적군)전쟁수행모의본부에서 가상적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로 편성된 한국군 230여 명과 미국군 30여 명을 적군으로 하고, 한국 각지에 있는 전쟁지휘소 6개, 주한미국군 전쟁지휘소 3개, 미국 본토에 있는 전쟁지휘소 3개, 일본 오끼나와에 있는 전쟁지휘소 1개 등 모두 17개 전쟁지휘소들을 아군으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구작전훈련”이 진행되는데, 주한미국군 전쟁지휘소만 보더라도 고성능컴퓨터(workstation) 350대, 화상회의 화면기(monitor) 25대, 인터넷전화기 500여 대를 사용한다고 한다. 한미련합지휘소훈련 중에 이들은 광역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상호련락하면서 인원을 교대로 투입해 24시간 쉬지 않고 모의전투를 벌인다고 한다. 

 

▲ 이 사진은 한미련합지휘소에서 진행된 연합지휘소훈련을 촬영한 것이다.촬영일시와 촬영장소는 알 수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 각지에 있는 전쟁지휘소 6개, 주한미국군 전쟁지휘소 3개, 미국 본토에 있는 전쟁지휘소 3개, 일본 오끼나와에 있는 전쟁지휘소 1개 등 모두 17개 전쟁지휘소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구작전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들은 광역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상호련락하면서, 인원을 교대로 투입해 24시간 쉬지 않고 모의전투를 벌인다고 한다. 그들이 진행하는 모의전투는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작전계획 5015'인데, 거기에는 조선에 대한핵타격연습, 조선에 대한 선제타격연습, 조선의 최고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연습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야말로 북침준비를 위한 적대적 군사훈련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미국과 문재인 정부는 2021년 8월 10일부터 26일까지 그런 적대적 군사훈련을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한다. 남북대화를 재개하자고 북에 제안해놓고뒤에 돌아서서 북을 극도로 자극하는 적대적 군사훈련을 또 다시 벌여놓으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20년 9월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미련합지휘소훈련은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진행되는데, 핵무기 80개로 조선을 공격하는 핵타격연습, 조선인민군의 공격징후가 나타나면 먼저 조선을 공격하는 선제타격연습, 조선의 최고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연습이 벌어진다고 한다. 이런 극악한 북침전쟁훈련을 끊임없이 감행하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고 있다.  

 

다른 한편, 한미련합기동훈련은 전술기동훈련으로 규모가 축소되어 1년 내내 계속된다. 한미련합사령관 출신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는 2021년 7월 5일 <미국의소리(VOA)> 취재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수 천 명에서 수 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는 전략적 차원의 한미련합기동훈련은 지난 1966년 팀 스피릿 한미연합기동훈련이 중단된 이래 실시되지 않고” 있지만, “전술적 차원의 한미연합기동훈련은 1년 내내 중단 없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정책담당국장 데이빗 올빈(David W. Allvin)은 전략적 한미련합기동훈련이 유예된 이후에도 규모가 축소된 전술적 한미련합기동훈련을 총 273차례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규모가 축소된 전술적 한미련합기동훈련을 이전부터 끊임없이 감행해왔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신뢰구축조치의 일환으로 한미련합기동훈련의 규모를 축소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1년 3월 15일에 발표한 담화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론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것이 뒤골방에서 몰래 진행되든 악성전염병 때문에 볼품없이 연습규모가 쫄아들어 거기에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그리고 그 형식이 이렇게 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1년 8월 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는 8월 10일부터 26일까지 한미련합군사훈련이 예정대로 강행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한다. 2021년 8월 1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에서 “며칠 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고 하면서, 한미련합군사훈련을 강행하면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수뇌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러면 이제는 북침준비를 위한 무력증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여기서 말하는 북침준비를 위한 무력증강은 미국산 최신 무기를 수입하여 무력을 대폭 증강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최근 한국군이 수입하는 미국산 최신 무기들 중에 가격이 엄청나게 비쌀 뿐 아니라 군사전략적 가치를 가지는 무기는 단연 F-35 스텔스전투기다. 한국군은 F-35 스텔스전투기 80대를 미국에 주문했고, 2020년 10월까지 24대를 들여왔다. 한국군이 수입하는 F-35 스텔스전투기 80대 가운데 60대는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F-35A이고, 나머지 20대는 경항공모함에서 이착륙하는 F-35B다. 경항공모함 설계는 2022년에 시작될 것이고, 함체건조는 2026년에 시작될 것이다. 한국군은 경항공모함을 건조하기에 앞서 경항공모함에 탑재할 F-35B 20대를 먼저 수입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F-35B에 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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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왜냐하면 F-35B에 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그에 적합한 경항공모함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5. 남북대화재개제안에 호응한 북의 의도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만 보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황이 그처럼 험악한데, 북은 왜 판문점통신련락선을 복원한 것일까? 북은 판문점통신련락선을 복원했을 뿐 아니라, 2021년 7월 27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통신련락선들의 복원은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고, 남북정상이 “호상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 걸음을 내짚을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하면서 남북관계개선을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을 자극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혀 멈추지 않았고, 그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에 진정성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한데, 그런데도 북은 왜 남북대화재개에 호응한 것일까?

 

집권연장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반전시킬 극적인 전환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성 없는 남북대화재개를 추진하려고 한다는 것을 북이 모를 리 없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북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제안에 호응한 까닭은, 2022년 남측 대선에서 집권연장이 실현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만일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여 정권이 교체되면, 그들의 광란적인 대북도발로 남북무력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급속히 증대될 것이다. 돌이켜보면, 2015년 8월 20일 중서부전선에서 한국군의 무분별한 대북포사격으로 위험천만한 위기사태가 발생했을 때, 북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했고, 조선인민군은 대남공격태세를 취했었다. 하지만 북은 광란적인 대북도발로 조성된 위기사태에 뜻하지 않게 휘말려드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대남군사행동을 단행해야 하는 경우라면, 자기들이 예정한 결정적 시기에, 자기들이 수립한 작전계획에 따라 주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므로, 한국군의 대북도발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런데 만일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한국군은 광란적인 대북도발을 감행하여 2015년 8월의 위기사태와 같은 위험천만한 상황이 또 다시 발생할 것인데, 이것은 북이 바라지 않는 것이다. 북이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연장을 바라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북은 문재인 정권에 호감을 가졌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연장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문재인 정권의 진정성 없는 남북대화에 어떤 기대를 걸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연장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202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 정권이 광란적인 대북도발로 위험천만한 위기사태를 또 다시 조성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북은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연장을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재개제안에 호응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남북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을 예상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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