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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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종소리
해마다 9월 3일이 오면 나는 주체105(2016)년 여름의 대홍수로 인하여 당하였던 재난에 대하여 생각하군 한다.
그때 해방후 기상관측이래 처음 본다는 대홍수로 하여 우리 회령시의 많은 살림집들과 공공건물은 물론 우리 학교 소학반교실들이 몽땅 무너져내렸다.
비가 뜸해지면서 물이 줄어든 다음에 보니 학교참상은 차마 눈뜨고 볼수 없을 정도였다.
물이 쓸고 지나간 소학반교실자리에서는 나무 한토막 건질수 없었고 교실바닥에는 1m두께로 감탕이 한벌 쌓여있었다.
운동장에 세워놓았던 철봉, 평행봉도 감탕에 묻히여 우의 가름대만 보일 정도였다.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았다.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손맥을 놓고 앉아있는 나에게 뜻밖에도 9월 3일부터 수업을 시작하라는 지시가 전달되였다.
다음날이 9월 3일인데 어떻게 수업준비를 한단 말인가.
오랜 기간 교장으로 일해온 나로서도 리해하기 힘든 문제였다. 하지만 그것은 공연한 걱정이였다.
웃단위의 해당 기관에서 교수요강과 교수참고서들이 그날로 학교에 내려왔다.
옳다, 수업을 하자.
우리는 분발하여 일떠섰다. 아직은 끊어진 철길사정 등으로 피해복구에 동원될 인민군군인들과 지원자들이 당도하지 못한 조건에서 우리는 자체의 힘으로 교실과 운동장의 감탕을 퍼내면서 수업준비를 서둘렀다.
9월 3일 날이 밝자 학생들이 모여왔다. 전체 학생의 50%도 안되였다.
큰물이 났을 때 부모들을 따라 피신했던 아이들이 아직 다 돌아오지 못했던것이다.
그 학생들을 데려오자.
교원력량을 둘로 나누어 수업을 조직한 나는 나머지교원들과 함께 학생들을 찾으러 떠났다.
하루 10리도 걷고 50리도 걸었고 가파로운 산을 톺아오르고 사품치는 강을 헤염쳐 건느면서 우리는 흩어진 학생들을 한명한명 찾아 데려왔다.
하지만 보다 큰 애로는 그 다음에 있었다.
큰물에 집을 잃다나니 가방은 물론 학습장, 교과서, 필기도구가 없는 학생들이 태반이였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아무리 가슴을 쥐여뜯었댔자 방도가 나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책상을 마주하고 앉은 학생들을 보니 아픈 마음을 달랠길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9월 17일 우리 회령시에 들어선 첫 렬차에는 피해복구에 필요한 물자들과 함께 피해지역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필요한 교과서와 민들레학습장, 원주필, 콤파스, 자, 색종이, 지우개, 수채화, 크레용 등 학용품들과 학생가방들이 한가득 실려있는게 아니겠는가.
그 사랑의 렬차에는 교복도 실려있었다.
겨울에 입을 교복, 여름에 입을 교복에 《갈매기》상표가 붙은 녀학생양말바지, 솜장갑, 스케트모자, 속내의, 신발…
한아름에 다 안지 못할 교과서며 교복, 내의, 학용품들을 받아안고 학생들, 학부형들모두가 목메여 울었다.
그뿐이 아니다.
상처입은 자식에게 더 마음쓰는 친부모의 심정으로 경애하는 김정은원수님께서는 우리 학교에 《룡남산》손풍금, 실습용경질그릇도 보내주시였다. 그러시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여 수십대의 액정TV, 콤퓨터, 실습용자전거, 선풍기와 함께 동식물박제표본, 각종 실험기구, 체육기자재 지어 아이들이 오염된 물을 먹고 탈이 날가 걱정되시여 매 교실마다 사랑의 물정제기도 놓아주도록 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이시였다.
그날 학교마당에는 큰물에 집가산을 다 잃고 교복대신 아버지바지를 줄여입고 나온 학생도 있었고 뜻밖에 량부모를 다 잃고 그 누구에게 학습장 한권 사달라고 손을 내밀만 한 친척조차 없는 녀학생도 있었다.
단벌 속내의를 입고다니는 아들을 보며 속을 태우던 어머니도, 물때문에 속탈을 만난 손녀애때문에 근심하던 백발의 할머니도 있었다.
그들이 흘리는 격정의 눈물로 하여 학교마당은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경애하는 김정은원수님 만세!》
《아버지원수님 고맙습니다.》
목이 쉬도록 격정을 터치며 서로들 부여안고 흐느껴울었다.
그 울음바다속에서 노래소리가 울려나왔다.
...
귀여운 아이들아 두려워말아
아버지가 계신단다
...
우리모두는 확신했다.
앞으로 이보다 더한 재난이 들이닥친다 해도 위대한 수령님들과 꼭같으신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계시여 우리 학교의 종소리는 순간도 멎지 않고 영원히 울려퍼질것이라고.
회령시 강안고급중학교 교장 류룡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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