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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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어제는 11월 16일 어머니날이였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애가 여느때없이 일찍 일어나 노래를 부르며 이방저방을 뛰여다니고 집안에는 명절분위기가 한껏 넘치였다.
온 가족이 식탁에 모여앉자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애가 어머니날을 축하한다고 하면서 자그마한 함을 꺼내놓았다.
여러가지 색종이를 오려붙여 장식한 함을 열어보니 아들애의 주먹만한 축등이 들어있었다.
축등에는 우리말을 갓 배우기 시작한 영용이가 삐뚤삐뚤하나 정성스레 쓴 《어머니날을 축하해요》라는 글이 새겨진 댕기도 드리워져있었다.
동심에 차넘치는 소박한 선물을 보고 모두 놀라와하는데 문득 아들애가 나에게 물었다.
《아버진 엄마한테 선물 없나?》
《선물? 아버진 왜?》
나는 짐짓 딴전을 부리며 안해에게 눈을 끔벅해보였다.
《오늘이야 어머니날이 아니나요. 우리 선생님이 이야기했어요. 엄마들 명절날 아침에 모두 자기 엄마를 꼭 축하해줘야 한다구.》
《엄만 네 엄마지 아버지한테두 엄마가 되니? 아버진 할머니한테 축하해준단 말이다.》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올려다보던 아들애가 머리를 끄덕하더니 또다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응, 그렇구나. 그럼 할머니한테 무슨 선물을 준비했나요?》
나는 웃으며 요술사처럼 손동작을 해보이다가 등뒤에 놓았던 《봄향기》화장품을 앞에 꺼내놓으며 아들애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진 할머니가 더 젊어지시기를 바래 엄마와 함께 이렇게 〈봄향기〉를 준비하였지. 그래 어떠냐?》
아들애는 손벽을 치며 아버지, 엄마가 제일이라고 으쓱해하는것이였다.
그러는 손자애를 담쑥 안으며 어머니가 미소를 짓고 한마디 했다.
《모두들 고맙구나. 영용아, 이 할미는 이미 제일 큰 선물을 받았단다.》
《예?!》
나도 안해도 아들애도 모두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나라에서 정해준 어머니날이 바로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들의 수고를 알아주고 헤아려준 표창이고 인사나 같은데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니?》
어머니의 말을 음미해보던 나의 눈길은 어느덧 희여진 어머니의 귀밑머리에서 멈추어졌다.
무심히 바라볼수 없는 흰서리, 여태 자식 크는걸 보는 재미에 제가 늙는줄 몰랐다고 하는 어머니!
누구나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흰머리칼 한오리한오리에 깃든 그 헌신과 노력을 다 알고있는 자식이 그 어디 있으랴.
어머니는 하나이지만 부족함이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식을 낳아 키우며 그 어떤 대가도 바람이 없이 자식들을 위해 무한히 헌신하는것을 자기의 응당한 본분으로 여기는 이 나라의 어머니들.
조국이 걸머진 무거운 짐을 묵묵히 함께 감수하며 조국의 크나큰 지붕에 가정의 처마를 잇대고 강직하고도 굳세게 자식들을 키워온 이들이 바로 이 나라의 녀인들이고 어머니들이다.
자기의 그릇에 담긴 밥마저 자식들의 입에 떠넣어주며 그 재미에 시장기마저 잊던 어머니들, 그러면서도 잠자는 요람을 흔들어주며 어서 커서 조국을 받드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자장가를 불러주고 때로는 아픈 매도 들어가며 정을 다해 키워준 우리 어머니들.
자식을 훌륭히 키워 내세우는것으로도 애국이란 이 말앞에 떳떳한 우리 어머니들이련만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해 인생의 자욱자욱을 아름답게 새겨가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또 그 얼마나 자랑스러운것인가.
수십년간 당이 맡겨준 초소를 지켜 묵묵히 일해온 혁신자어머니, 초소의 병사들을 모두 자기 아들딸들로 여기며 그들을 위해 수십년세월 진정을 다 바쳐온 병사들의 어머니, 자식들을 거느린 녀성의 몸으로 후대교육사업과 과학연구사업에 지혜와 열정을 다 바쳐온 교육자어머니, 박사어머니…
그 어머니들을 위해 우리 조국은 승리와 영광으로 아로새겨진 자기의 년륜에 가장 빛나는 훈장마냥 값높은 표창으로 11월 16일을 어머니날이라고 제정해주었다.
그렇다.
나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이 말속에는 낳아주고 키워준 어머니에 대한 존경의 뜻과 함께 우리 어머니들을 영광과 행복의 최절정에 내세워준 사회주의조국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깃들어있는것이였다.
김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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