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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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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나이
댓글 0건 조회 1,502회 작성일 22-12-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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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1)

 

- 유진 (직업: 학생, 주소: 로씨야)독자의 요청에 대한 해답기사 -

조기천

머리시


삼천만이여!

오늘은 나도 말하련다!

《백호》의 소리없는 웃음에도

격파솟아 구름을 삼킨다는

천지의 푸른 물줄기로

이 땅을 파몰아치던 살풍에

마르고 탄 한가슴을 추기고

천년 이끼오른 바위를 벼루돌삼아

곰팽이 어렸던 이 붓끝을

육박의 창끝인듯 고루며

이 땅의 이름없는 시인도

해방의 오늘 말하련다!


×


첩첩층암이 창공을 치뚫으고

절벽에 눈뿌리 아득해지는 이곳

선녀들이 무지개타고 내린다는 천지

안개도 오르기 주저하는 이 절정!

세월의 류수에

추억의 배 거슬러올리라-

어느해 어느때에

이 나라 빨찌산들이 이곳에 올라

천심을 떠받으며

의분에 불질러

해방전의 마지막봉화 일으켰느냐?


×


이제 항일의 의로운 전사들이

사선에 올랐던 이 나라에

재생의 백광 가져왔으니

해방사의 혁혁한 대로

두만강물결을 넘어왔고

백두의 주름주름 바로 꿰여

민주조선에 줄곧 뻗치노니

또 장백의 곡곡에 얼룩진

지난날의 싸움의 자취 력력하노니

내 오늘 맘놓고 여기에 올라

삼천리를 손금같이 굽어보노라!


×


오오, 조상의 땅이여!

오천년 흐르던 그대의 혈통이

일제의 칼에 맞아 끊어졌을 때

떨어져나간 그 토막토막

얼마나 원한의 선혈로 딩굴었더냐?

조선의 운명이 칠성판에 올랐을 때

몇만의 지사 밤길을 더듬어

백두의 밀림 찾았더냐?

가랑잎에 쪽잠도 그리웠고

사지를 문턱인듯 넘나든이 그 뉘냐?

산아 조종의 산아 말하라-

해방된 이 땅에서

뉘가 인민을 위해 싸우느냐?

뉘가 민전의 첫머리에 섰느냐?


×


쉬- 위-

바위우에 호랑이 나섰다

백두산호랑이 나섰다

앞발을 거세게 내여뻗치고

남쪽하늘 노려보다가

《따-웅-》 산골을 깨친다

그 무엇 쳐부시련듯 톱을 들어

《따-웅-》

그리곤 휘파람속에 감추인다

바위 호을로 솟아

이끼에 바람만 스치여도

호랑이는 그 바위에 서고있는듯

내 정신 가다듬어 듣노라-

다시금 휘파람소리 들릴지

산천을 뒤집어 떨치는

그 노호소리 다시금 들릴지!


×


바위! 바위!

내 알리 없어라!

정녕코 그 바위일수도 있다

빨찌산초병이 원쑤를 노렸고

애국렬사 맹세의 칼 높이 들었던 그 바위

빨찌산용사 이 땅에 해방의 기호치던

장백에 솟은 이름모를 그 바위

또 내 가슴속에도 뿌리박고 솟았거니

지난날의 싸움의 자취 더듬으며

가난한 시상을 모으고 엮어

백두의 주인공 삼가 그리며

삼천만이여, 그대에게

높아도 낮아도 제 목소리로

가슴헤쳐 마음대로 말하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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