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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6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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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2,530회 작성일 23-08-0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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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 회)

제 6 장

3

(2)


운명을 걸고 돌진하는 사람은 설사 높은 장벽이 앞을 막아도 뚫고나갈 길을 찾아내는 법이다. 비날론을 향해가는 길에서 초산비닐생산고지를 기어코 점령해야 했던 주승혁은 뜻밖의 복병처럼 나타난 증기문제를 풀기 위해 골머리를 앓으며 사색하고사색하던중 전기의 도움을 받는것이 그중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였다. 그는 《전기공학》책을 보면서 연구하여 전기가열기를 합성탑옆에 가져다놓자는 착상을 하였다. 말하자면 보이라에서 보내오는 증기를 직접 전기가열기에 통과시켜 과열증기로 전환시켜보자는것이였다. 그는 이 착상을 공업기술연구소의 연구사들과 토론하고 찬성을 받았다. 그는 한명산기사장을 만나 구체적인 설명을 하였다.

《일리가 있습니다.》 한명산은 머리를 끄덕이였다. 《기술협의회를 열고 토론해봅시다.》

기술협의회는 기사장의 방에서 진행되였다. 동력부문과 설계부문 일군들, 합성직장장 김명수와 주승혁이가 참가하였다. 초산비닐합성공정을 돌리느냐, 마느냐 하는 심각한 문제였기에 지도소조성원인 박춘섭이 방청으로 참가하였다.

주승혁이가 안을 발표하자마자 동력부문 일군들이 들고일어났다.

《전기설비를 어떻게 폭발탑옆에 놓겠다고 하는거요. 아바이, 제정신이요? 초산과 아세틸렌이 인화성, 폭발성물질이라는걸 모르지 않겠는데요.》

《전기장치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수가 있는거요.》 승혁은 배심있게 말하였다.

《증기가 전기에 의해 유전되는데 어떻게 인화성물질에 넣겠습니까. 전기사고가 나면 폭발입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외에도 고압증기인데 밀페를 어떻게 하는가, 증기속에서 전열선이 견디여내는가 하는 질문도 하였다.

협의회는 시작부터 심각하고 치렬하게 벌어졌다. 기술발전과장 김경인이 있었더라면 능란하게 양념을 치면서 참가자들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담당했을수도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는 설비, 자재구입을 위해 지배인과 함께 먼곳에 출장가있었다.

한편 반대의견도 표현하지 않고 찬성하는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중의 한명이 김명수였다.

김명수는 잠을 청하듯 눈을 감고 앉아있었는데 마치 자기는 론쟁에 끼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듯싶었다.

승혁은 명수에게 아무런 기대도 가지지 않았다. 무슨 신통한 안을 내놓지 못할바엔 입을 꾹 다물고있는것도 괜찮다. 이전날처럼 반대주장을 높이 웨치지 않는것만으로도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것이다. 혹시 더는 승혁과 맞서기가 싫다는 감정을 저런 무관심한 태도로 표현하자고 하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명수에게 한명산기사장이 아니꼬운 눈총을 쏘다가 퉁명스러운 소리로 물었다.

《합성직장장동문 뭐가 맞갖지 않다는거요?》

《아니, 내가 뭐 어쨌다고 그럽니까?》 명수는 번쩍 눈을 떴다.

《지금 한창 사색중인데…》

《그만큼 사색했으면 됐구만. 자기 립장을 밝혀보시오.》

《그거야 어려울게 없지요.》

김명수가 벌떡 일어났다. 주승혁은 그가 할 말이 두려운 생각이 들면서 머리를 숙이였다. 다음순간 명수의 큰 목소리가 울리였는데 승혁에게는 머리우에서 마치 우뢰소리가 터지는것만 같았다.

《난 찬성입니다. 그 길밖에 없지요. 더 론의는 그만둡시다.》

승혁은 깜짝 놀라 얼굴을 번쩍 들며 명수를 보았다.

내가 혹시 잘못 들은게 아닌가. 명수가 어떻게 저런 말을… 아니야, 내가 무슨 착각을 한것 같다.

명수는 힐끔 승혁을 일별하고나서 다시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하도 안타까운김에 공업기술연구소에 가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에게서 이미 주승혁동지의 안에 대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 원리에 대해 일정하게 파악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줄곧 타산도 해봤습니다. 그래서 난 찬성하는겁니다. 난 주승혁동지의 안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승혁은 감동으로 눈굽이 뜨거워올랐다. 정말 명수가 결정적인 대목에서 자기를 지지해나서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그가 자기나름으로 타개책을 모색하면서 공업기술연구소에 가서 연구사들을 만나보기까지 할줄이야.

승혁은 자기가 꿈을 꾸는것만 같았다.

이제는 동무가 내 심정을 리해해주는거요? 우리가 서로 리해할수도 있고 앞으로도 어깨겯고 웃으면서 비날론을 위한 길을 함께 갈수 있다는거요?

명수는 계속 말하고있었다.

《폭발사고를 걱정하는데 피해를 입어도 우리가 먼저 입겠지요. 우리 직장은 주승혁동지의 안을 받아들이자는겁니다.》

승혁은 눈을 꾹 감았다.

(직장장동무, 고맙소.)

명수의 말에 이어 다른 사람들이 반대주장을 완고하게 되풀이하는 말들이 울리였으나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만큼 승혁은 명수에게서 큰 충격을 받았던것이다.

《그러니 나와 합성직장장만이 찬성이군. 그럼 오늘은 이만합시다. 다 돌아가서 생각을 깊이해보고 다시 모여앉기요.》 하고 말한 한명산기사장이 춘섭에게 얼굴을 돌리였다. 《처장동지, 하실 말씀 없습니까?》

한명산은 승혁의 안이 보통 기술적인 문제에 국한되는것이 아니고 합성탑폭발우려가 강하게 제기되는 문제이기때문에 즉시 결론을 내리기를 주저했던것이였다.

《나도 생각을 좀더 해보겠습니다. 주승혁동무의 안은 너무도 과격적인것이여서 얼떨떨하군요.》 박춘섭이 야릇한 미소를 띠우고 말하였다.

주승혁은 명수가 준 충격에서 인차 벗어났다.

그리고 전기가열기의 전망이 아직은 명백치 않다는것을 깨달으면서 어깨가 처지였다.

터벌터벌 복도를 걸어가는데 박춘섭이 그를 찾았다.

《내 방에 들렸다가라구.》

박춘섭은 방에 들어온 승혁에게 차를 권하였다.

《승혁동무, 심사숙고하라구. 내 생각엔 자네가 지나친 모험을 하는것 같구만. 물론 자네의 심정은 충분히 리해할수 있어. 어떻게든 방도를 찾아보는건 옳아. 하지만 사고가 나면 그땐 다야. 이제 과오를 범하면 더는 회복할 길이 없어.》

춘섭에게는 승혁이가 물에 빠져서 지푸래기를 잡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승혁이가 무모하게 나가는것을 제지시켜야 할 의무가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만하오. 난 우국지사는 질색이요.》 승혁의 여윈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빛이 침울하게 어려있었다.

《그러니 내가 우국지사라는건가. 어처구니가 없군.》 춘섭은 쓰겁게 웃었다.

《여보게, 자네만이 비날론을 뽑을 생각을 한다고 단정해서야 안되지. 나도 하루빨리 비날론을 뽑아내자는 사람이야. 그런데 뭐 우국지사라구? 난 자네를 생각해서 충고를 주는거요. 자네가 주승혁이가 아니였더라도, 백영희가 자네의 처가 아니였더라도 내 이런 말은 하지도 않아. 할테면 해보라고 내버려두는거지. 자네가 남이라고 할수 없지 않는가. 우린 어차피 운명적으로 서로 외면할수 없는 처지란 말이지. 이제 우리 나이가 몇인가? 우린 인생을 살만큼 살아온셈이야. 이제 실수를 하면 회복할 기회가 없소.》

승혁은 춘섭의 말을 들으며 머리를 수그렸다. 그는 비로소 춘섭이가 어떤 립장과 관점에서 혁명을 대하고 생활을 대하는지 똑똑히 알게 되였던것이다.

(이런걸 두루춘풍이라고 하던가.… 적당히 살아가려는 사람… 외적으로는 그럴듯하게 열성을 부리지만 속은 궁글었다.)

《급하다고 선밥을 먹을수야 없지 않나. 안전하게 해야 하오. 이것이 기본이요.》 춘섭이가 계속 말하고있었다.

(안전하게… 네가 그와 같은 보신주의에 사로잡혀있기때문에 언제부터 해야 한다고 하던 초산비닐촉매용담체도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 그로 하여 우린 낡은 촉매로 시작하지 않을수 없었다. 지금은 수입해야한다는 말을 꺼리낌없이 하고있고… 너는 어쩌면 지도소조의 다른 일군들과 그렇게도 대조되는것인가.)

승혁은 중앙지도소조 일군들의 모습들을 새삼스럽게 머리속에 떠올렸다.

그들은 모두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이였던가. 그들이 철도성과의 긴밀한 련계를 가지고 내연기관차를 따로 조직하여 수십차량의 자재들을 성과적으로 수송해온 사실을 두고 종업원들은 누구나 다 감탄하고있다. 특히 소조책임자동지는… 그는 지금보다 큰 능력의 순환비등층보이라건설을 다그치기 위해 소조성원인 주명선과 함께 대안중기계공장에 가서 설비들을 제작하여 자동차로 실어들이는 전투를 직접 지휘하였다. 마그크롬벽돌과 마그혼합물을 해결하여 1카바이드직장의 전기로들을 개건하는데 크게 기여한 최성구는 박춘섭이 손을 든 촉매용 담체를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뛴다고 한다. 그런데 박춘섭이 너만은…

승혁이 심각한 사색에 깊이 빠져드는데 춘섭은 그만하면 친구를 충분히 납득시켰다고 보았는지 책상서랍을 열고 수첩크기의 납작한 물건을 꺼내여 내밀었다.

《이건 내가 선철에게 주려고 구한건데 가져다주게.》

《이게 뭔데?…》

승혁은 그 물건을 받아들어 가죽케스에서 물건을 뽑았다.

《콤퓨터외장하드야. 선철이녀석이 우리 방에 들어왔다가 콤퓨터를 다루어보는데 수준이 높더구만. 콤퓨터조작을 하면서 기억용량이 큰 기억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릴 하더군. 선철의 말이 속에 딱 걸려 내려가야 말이지. 그래서 외장하드를 마련했소.》

《고맙소. 선철이가 좋아하겠군. 이런걸 사주는데 그녀석이 외삼촌이라고 따르지 않을수가 없지. 허…》 승혁은 허거프게 웃었다.

(이게 자네의 넘치는 정이란거지. 분명히 사람을 감동시키는데가 있어. 하지만 비날론생산공정의 개건을 위한 일에서 서로 마음이 통한다면 난 더 바랄것이 없겠다.)

승혁은 외장하드를 내려다보면서 가늘게 한숨을 쉬였다.

이때 춘섭이가 여담비슷하게 말을 던졌다.

《합성직장장 김명수동무 말이요. 난 그 사람 노는게 도무지 신통해 보이질 않거던. 덤벙덤벙하는게 실속이 있어보이질 않소.》

《그 동무가 어쨌다는거요. 난 괜찮은 사람이라고 보는데… 스스로 방도를 탐구해보면서 공업기술연구소출입을 한것만도 쉽지 않은거요.》

춘섭은 명수를 두둔하는 승혁이가 이상한듯 눈을 치떠본다. 승혁은 좀전에 명수가 전기가열기를 지지해나선것을 념두에 두고 춘섭이가 불만스러워하는것이라고 짐작하였다. 아닐세라 춘섭은 알만 하다는듯 머리를 끄덕이였다.

《그러니 어느새 명수직장장과 통했군 그래.》

마치도 승혁과 명수가 미리 짝자꿍이를 했다고 넘겨짚는듯싶은 춘섭의 태도가 승혁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맘대로 생각하오. 나와 그의 마음이 서로 통해있으면 어쨌다는거요? 이전엔 명수직장장에 대해 좀 오해를 했댔지만 지금에 와서는 좋게 생각하오.》

《자네의 전기가열기를 지지해나섰으니 좋다는거요? 그래 사람을 평가하는 자막대기는 자기를 지지하느냐, 지지하지 않느냐 하는거요? 그거야말로 속물적인 사고가 아닌가. 허허…》

《그만 비웃소. 난 오늘 명수직장장에게서 심장을 느꼈소. 나와 같은, 우리 비날론로동계급의 지향을 안고 뛰는 심장을 느꼈단 말이요. 결코 나를 지지해나섰다고 그를 옹호하는것이 아니요.》

《여보 승혁이, 심장을 느끼는것도 물론 좋지. 그러나 그전에 분별이 있어야 하는거야.》

《그게 바로 동무의 안전제일주의라는거겠소?》 승혁의 입가에 조소가 떠올랐다.

《내 이제 와서 확신하게 되는건데 동무에겐 한가지가 부족하오. 인간적인 성품으로는 좋은 점이 무척 많은데 그 한가지가 부족하니 정말 안타깝소.》

《한가지가 부족하다? 그거 흥미있소. 그 한가지라는게 뭐요?》 춘섭이 역시 비양조로 쌀쌀하게 말하였다.

《말하지. 너무 모진 말이라 생각될수도 있겠지만 들어두오.》 승혁은 한숨을 길게 내쉬고나서 계속하였다. 《동무에겐 사랑이 없소. 우리 비날론에 대한 사랑이 없소. 난 그렇게 느꼈소. 내가 오판했다면 좋은것이지만 참작은 해두오.

동무는 그저 실무적인 리해타산만 앞세우면서 진심으로 사랑을 바칠줄은 모르오. 돌이켜보면 동무는 늘 그런 식으로 살아왔소. 여기저기 둘러맞추는 식으로 말이요. 심장은 바치지 않고… 만약 동무에게도 사랑이 있다면 그건 조건과 환경, 경우에 따라 형태가 변하고 그 열도도 자꾸 오르내리는 사랑이요.

그렇게 놀란 눈을 하지 마오. 제발 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끝까지 듣소. 그렇소. 동무는 겉발림으로 일했소. 많이 투신하는것은 사실이지만 심장을 바치는것은 꺼려했다고 난 생각하오.

동문 지난날엔 그런 사람이 아니였소. 언제부터 그렇게 변했소?

난 생각해봤소. 춘섭이가 왜 그렇게 되였겠는가? 참으로 많은것을 생각해봤소. 혹시 비날론공장에서 일해보지 못한때문이 아니겠는가? 비날론에 깃든 깊은 뜻을 심장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때문이 아니겠는가?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거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동무에겐 신념이 확고치 못하다는거요. 신념이 흔들리기때문에 사랑도 흔들리는거요.

난 동무보다 많은 측면에서 못하오. 동무는 선발된 중앙의 간부이고 난 결함이 많고 직장장직에서도 해임된 사람이요. 하지만 난 한가지만은 자부할수 있소. 그건… 그건 바로 비날론에 대한 사랑만은 잃지 않고 살아왔다는거요. 난 우리의 비날론에 너무나 많은 의미가 깃들어있다고 생각하오.》

《이젠 그만하오. 그만큼 들었으면 충분해.》 춘섭이가 벌떡 일어서면서 소리질렀다. 《동무의 자부심이란것도 너무 지나친게 아니요? 뭐 사랑이 어떻고 심장이 어떻고… 그래 내앞에서 연극의 대사라도 엮어보는거요? 가소롭소.》

《가소로울수 있소. 동무의 심장으로는 내 말을 리해할수 없을테니까. 안됐소. 사실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는지도 모르오.》

머리를 수그린 승혁의 눈에 외장하드가 눈에 띄였다. 앞상우에 놓인 그 물건이 아프게 눈을 찌르고 가슴을 허비였다. 춘섭은 그렇게도 날 생각하고 내 아들을 생각하고 우리 가정을 생각하느라 제나름으로 애를 쓰는데 나는 혹독한 비판으로 그의 가슴을 마구 란도질하지 않는가.

《미안하오. 량해하오.》

《됐소. 더 말하고싶지 않소. 가보오.》

춘섭은 마주보기가 역겹다는듯 얼굴을 외로 돌렸다.

승혁은 돌아섰다. 춘섭이와의 우정은 이것으로 끝장이라고 생각하였다.

중학시절부터 수십년간 이어져온 우정의 력사가 춘섭이 학생복을 입고 함께 교실에서 공부하던 그 모습으로, 대학까지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기회가 생기면 찾아오던 청춘의 모습으로, 영희와의 사랑을 성사시키기 위해 능청을 떨던 모양으로, 비날론생산공정을 없애버리기 위해 내려왔을 때의 틀진 얼굴로, 개건공사장에서 반갑게 다시 만나던 그 모습으로, 실로 각이한 시대의 각이한 자태로 한순간에 눈앞을 스쳐지나가는것이였다. 때로 다투기도 했고 무섭게 격분하여 타매하기도 했지만 어쨌든간에 련면히 이어져온 그 우정이라는 아름답고 귀중한 도자기가 자기스스로 무자비하게 벼려낸 삐죽삐죽한 언어의 도끼날에 맞아 산산쪼각이 나는것만 같았다.

설사 춘섭이가 안해 백영희와의 인연은 어쩔수가 없어 그럭저럭 정을 이어갈는지는 알수 없지만 나와는 끝장일것이다. 아무리 춘섭이가 호인일지라도 이렇게 모욕을 당하고서 나를 다시 포옹할수는 없을테니까. 그러나 나의 이 심장은 비날론을 랭정하게, 실무적으로 대하는 사람을 언제까지나 웃으면서 받아들일수는 없구나. 아, 나는 결코 너그러운 사람이 될수는 없구나.

승혁은 춘섭의 방을 나와 문을 꼭 닫고서 한동안 멍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안에서는 춘섭이가 그대로 의자에 굳어져버리고말았는지 자그마한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다.

이상할 정도로 모든것이 괴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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