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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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0 회)
제 7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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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군님께서는 가슴이 뜨거워지시여 누구에게라없이 물으시였다.
《비날론이 나오는게 몇년만이요?》
《16년만입니다.》 하고 정준학이 말씀올리였다.
16년만에 비날론이 다시 나온다. 참으로 감회가 크시였다.
비날론에 깃든 사연들이 영화화면을 보듯이 생생하게 되새겨지시였다.
적기들이 맹폭격을 하는 속에 한대의 자동차가 달린다. 그 자동차에는 화학실험기구와 시약이 실려있다. 조국해방전쟁의 어려운 나날에도 비날론의 공업화를 위한 연구사업을 중단없이 밀고나가도록 하신 수령님께서는 실험기구와 시약이 부족하여 리승기선생이 애를 먹는다는것을 아시고 외국에서 전량 구입해오도록 하신것이였다.
전쟁의 불길속에서도 리승기선생을 품에 안으시고 그의 연구사업의 성공을 위해 기울이신 수령님의 높은 뜻이 실린 자동차, 무기나 폭탄이 아니라 실험기구와 시약이 실린 차가 폭격에 마구 파헤쳐진 길을 달리는것이다. 그 차가 단순히 실험기구와 시약만 실었다고 할수 있겠는가. 인민들에게 한시바삐 좋은 옷감들이 많이 차례지게 하시려고 항상 마음쓰시는 어버이의 사랑이 실려있는것이다. 항일의 나날 마안산의 아동단원들에게 강반석어머님께서 주신 돈 20원으로 새옷을 해입히도록 하신 그 사연도, 해방후 평양방직공장을 세워주시고 제사공장도 찾아주시면서 인민들의 입는 문제를 해결하시려고 그토록 애를 쓰시던 그 념원을 다 실은 자동차가 불길속을 뚫고 달린것이였다.
그후 수령님의 현명한 령도로 대규모비날론공장이 일떠섰다. 그를 위해 바치신 수령님의 로고도 한두마디로 다 이야기할수 없을것이다. 건설장에 몇차례나 찾아오시여 세심한 지도를 하시고도 떠나기를 아쉬워하시던 수령님의 모습을 장군님께서는 정녕 잊을수 없으시였다.
비날론공장이 조업한 후에도 수령님께서는 끊임없이 공장을 찾아주시면서 비날론공업의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시였다. 어느해인가 수령님께서 북방의 한 지구를 현지지도하시고 돌아오시는 길이였는데 피로가 겹쌓여 몹시도 몸이 불편해하시였다. 수행한 의사와 일군들이 빨리 평양으로 돌아가실것을 아뢰였건만 수령님께서는 비날론공장으로 길을 잡으라고 하시며 교시하시였다.
《내 걱정은 마오. 비날론공장에 가서 비날론을 만져보면 금시 힘이 날거요.》
그리고 공장에 이르시여 관계부문 일군들을 모여놓으시고 화학공업발전을 위한 협의회를 지도하시였다. 그날 수령님께서는 비날론솜을 만져보시며 만시름을 잊으신듯 환히 웃으시였다.
《이 주체섬유를 보면 난 더 좋아질 조국의 미래를 그려보게 됩니다.》
그날의 수령님모습을 그리시며 장군님께서는 비날론이 나오고있다는 방사기를 향해 걸음을 옮겨놓으신다.
수직방사직장의 생산공정들이 늘어선 그사이로 뻗은 통로는 200메터남짓하다. 하지만 이 200메터의 통로에 들어서기까지 헤쳐오신 그 길은 몇천몇만리였던가.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지키기 위해 걸으신 전선길이 떠오른다.
길이 험해 야전차를 밀고 오르신 령길은 얼마이고 사품치는 강물을 헤쳐가신 그 길아닌 길은 또 얼마였던가.
그리고 고난의 행군과 강행군의 나날 자강도의 로동계급을 찾아가시던 그 길도 이 200메터에 잇닿아있는듯싶으시였다.
마침내 비날론이 쏟아지는 그 시각을 맞이한다고 생각하시니 장군님께서는 감개무량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드디여 방사기가 가동하는 곳까지 이르시였다.
그때 방사기에서는 비날론이 가느다랗게 나오고있었다. 수십개의 방사노즐을 거쳐나온 수십만오리의 비날론실이 막 습열처리기로 가는 순간이였다.
액체상태의 폴리비닐알콜용액이 망초용액을 통과하는 과정에 실오리로 변한다.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뽑듯이 화학의 신비로운 조화에 의해 수십만오리의 비날론실이 생겨 한묶음으로 되는 과정을 지켜보시는 장군님의 존안에는 미소가 어리였다.
《언제면 비날론이 쏟아지게 되오?》 그이께서는 정준학에게 물으시였다.
《저 비날론실이》 하고 정준학은 습열처리기로 넘어가는 비날론실오리를 가리키며 말씀올리였다. 《습열처리기, 열처리기, 반응기, 건조기들을 거쳐 제품으로 되자면 몇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그럼 당장은 보지 못하겠구만.》 장군님께서는 아쉬움을 금치 못하시며 뇌이시였다.
잠간 생각에 잠기시였던 그이께서는 동을 다시였다.
《그럼 갔다가 다시 와야지. 난 꼭 비날론섬유를 봐야겠소.》
이윽고 장군님께서는 수직방사직장을 나서시여 현대적인 비날론공장을 일떠세우는데서 위훈을 세운 로동자, 기술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환호하는 로동자, 기술자들에게 손을 저어 답례를 하시면서 승용차에로 가시다가 서산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시였다. 그이께서 기업소에 당도하신 오후의 그 시각으로부터 퍼그나 시간이 흘러 벌써 해가 떨어지고 날이 어둑해지고있었다.
이렇게 기업소를 떠나가시였던 장군님께서는 이틀이 지나서 다시 찾아오시였다. 수직방사직장에 들어서시니 하조장에 폭포처럼 떨어지는 비날론띠섬유가 대뜸 눈에 띄웠다. 장군님께서는 가슴이 활 열리는것만 같으시였다.
(비날론이 떨어지는구나.)
그이께서는 가까이 다가가시여 만족스레 바라보시다가 2층으로 오르시였다. 굵은 건조로라들을 타고 유제욕조를 거치면서 쉬임없이 띠섬유가 흘러간다.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생명체를 보는것만 같다.
《멋있소. 대단해.》 하고 그이께서는 교시하시였다.
잠시후 장군님께서는 하조장에 쌓아놓은 비날론솜을 손으로 만져보시였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끼시였다.
《장군님, 정말 죄송합니다.》 하고 정준학이 죄스러움에 몸둘바를 몰라하면서 말씀올리였다.
아, 비날론을 두고 얼마나 마음쓰시였으면 이틀만에 다시 찾아오시랴. 비날론을 얼마나 그리시였으면 그 솜을 만져보시며 저렇듯 격정에 잠겨계시랴. 준학은 떠듬거리며 말을 계속하였다.
《장군님께서 그토록 기다리시는 비날론을 이렇게 늦게야 보여드려 우리가 면목이 없습니다.》
《일없소. 이제는 비날론띠섬유가 생산되여나오니 됐소.》하고 장군님께서는 갈린 음성으로 교시하시였다. 《오늘 16년만에 다시 주체섬유인 비날론이 쏟아지는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소. 내가 2. 8비날론련합기업소에서 비날론이 나오는것을 보는것이 소원이였는데 오늘 폭포처럼 쏟아져나오는 비날론을 보니 그 만족감을 어떻게 표현했으면 좋겠는지 모르겠소. 2. 8비날론련합기업소가 짧은 기간에 현대적으로 꾸려지고 비날론이 쏟아져나오게 된것은 온 나라의 경사요. 사회주의의 승리요. 우리를 고립압살해보려는 미국놈들의 뒤통수를 쳐갈기고 조선은 굴복하지 않았다는것을 온 세상에 보여주었소.》
장군님께서는 자꾸 비날론솜을 만져보시였다. 만져보실수록 가슴이 따뜻해지고 온몸이 훈훈해지고 눈굽이 달아오른다. 눈처럼 하얀 솜, 폭신하고 따뜻한 이 솜이 그렇게도 눈물을 자아낼줄 미처 생각지 못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수령님이 못 견디게 그리워지시였다. 비날론솜을 손에 드시고 만시름을 잊고 웃으시던 우리 수령님. 아, 수령님께서 오늘 2. 8비날론련합기업소에 현대적인 비날론공장이 일떠선것을 보신다면 얼마나 기뻐하시랴.
《비날론을 수령님께 가지고가겠소. 금수산기념궁전에 계시는 수령님께 비날론섬유를 가지고가서 16년만에 비날론이 다시 나왔다고 보고를 드리겠소.》 하고 그이께서는 교시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함경남도와 기업소의 책임일군들을 돌아보시면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비날론을 뽑는데 공로를 세운 사람들을 높이 평가해야겠소. 그들이 폭발시킨 정신력이 오늘의 승리를 안아온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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