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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조선의 힘》 제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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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2,813회 작성일 23-08-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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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 회

제 2 편

11


압록강기슭의 고산진은 예로부터 혜산진, 중강진, 만포진 등과 더불어 군사들의 군영이 진을 치고있던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 세기말까지는 변강의 한산하고 작은 고을로서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동떨어져있었다. 그러던것이 일제의 대륙침공이 시작되면서부터 경찰관주재소, 면사무소, 우편국 등이 자리잡고 영림창이 들어앉아 떼군들을 소리쳐 불렀다. 온갖 떼거지들- 순사보, 경부, 목재상, 거간군들이 쓸어들어 밤마다 기생들이 두드리는 장고장단에 따라 거쉰 목청으로 《둥근달을 술잔에 담아 마시고》하는 노래를 뽑아대군 하였다. 눅거리의 대포집들은 영림창에서 회계를 마치자바람으로 쓸어든 떼군들, 이와실이군들이 양푼을 두들기며 《오동동추야에 달이 동동 떴는데》하고 울부짖는 소리로 법석 끓었다. 이렇듯 압록강에 면한 돌무재기슭, 서문거리에서 환락의 인생, 버림받은 인생들이 술에 팔리고있을 때 가상골, 림성골, 구절골과 안골 등에 들어찬 농가들에서는 굶주린 인생들이 눈물에 젖고있었다. 말라가는 천수답때문에 울고 배고파 우는 자식들때문에 멍이 든 가슴을 두드려댔다.

해방이 되자 순사, 기생, 겐뻬이다이(헌병대), 사카린, 류랑민들이 그리고 절컥거리는 칼소리, 온갖 소란과 혼잡이 가뭇없이 사라졌다. 그대신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양수기가 압록강물을 퍼올리고 새로 문을 연 고산인민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산 산 백두산 높이 솟은 백두산》하고 목청을 돋구어 글을 읽었다. 들에서는 밭갈이하는 소가 구성지게 영각소리를 뽑았다.

그러던 고산진이, 수수한 이 나라의 모든 농촌마을들과 다름없이 이름없던 고장이 일약 온 나라와 이어진 곳으로 되였다. 11월 5일, 여기에 최고사령부가 자리잡았던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첫날부터 긴장한 사업을 계속하시였다. 신문, 통신, 방송사업, 평화옹호세계대회대표단 접견, 인민생활안정, 운산- 희천계선의 반공격전투… 그처럼 분망한 속에서도 그이께서는 줄곧 누구인가를 기다리고계시였다.

매일과 같이 남일에게 그리고 최사작전국의 방향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물어보시였다.

《아직 아무 소식도 없소?》

《없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이제 도착하는 즉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지금 최현을 기다리고계시였다. 적후의 부대, 련합부대들을 통일적으로 지휘하여 제2전선의 활동을 보다 적극화함으로써 새로운 반공격의 디딤돌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그가 북상하는 방향으로 이미 련락군관까지 파견하였건만 기다리는 최현은 아직 종무소식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림성골의 최고사령부지휘소로 승용차 한대가 달려왔다. 차가 멎는 소리에 강부관장은 모자도 쓰지 못한채 달려나갔다. 누군가 아무런 사전련락도 없이 최고사령부로 승용차를 달려온것으로 미루어 최사작전국에서 긴급통보를 보내왔거나 혹시 최현장령이 도착한것이리라고 짐작했던것이다. 그러나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자 그만 입을 벌린채 잠시 말뚝처럼 박혀있었다. 외투를 입고 털모자까지 눌러쓴 외무상 박헌영이 차에서 내렸던것이다. 박헌영은 인사도 받는둥마는둥 하며 마주오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털모자를 벗어 운전수에게 던져주었다. 침울한 얼굴이였다. 성에가 불린듯 희끗희끗해보이는 눈섭을 비비며 그는 부관장에게 묻는듯 한 시선을 던졌다. 장군님께서 계신가 하는 의미였다. 강부관장은 아직 미제의 고용간첩이였던 그의 추악한 정체를 알수 없었으므로 범상하게 여기고 그를 장군님께 안내하였다.

그이께서는 라지오를 틀어놓고 신문을 읽고계시였다. 박헌영이 들어서자 저으기 놀라는 표정을 지으시였다. 그토록 박헌영의 얼굴은 누렇게 떴고 입을 실룩거릴 때마다 귀언저리쪽에서 퍼런 피줄이 툭툭 불거지군 했다.

《갑자기 무슨 일로?…》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군악대의 힘찬 취주악이 울려나오고있는 라지오를 끄시였다. 박헌영에게 친히 의자를 권하시였다. 그러나 그는 굳이 사양하며 무겁게 한숨을 내긋더니 추위에 얼어든 두손을 마주 비비였다.

《무슨 일인지 어서 말하시오.》

그이께서 재차 말씀하셔서야 그는 가까스로 입을 얼었다.

《저… 다름아니라… 지금 적들이 희천에까지 기여들었다고 하기에…》

《그래서?》

《이곳 형편에서 저… 정부기관들을 그대로 둘수도 없고… 그래서 무슨 조치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일성동지께서는 여전히 우울한 기색을 하고있는 그를 지켜보고계시였다. 무엇인가 예감되였지만 설마하는 생각에서 그가 말을 잇기를 기다리시였다.

《아무래도》하고 박헌영이 그이의 안색을 살피며 또 입을 열었다. 《적들이 바투 기여들고있는만큼 정부기관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할것 같습니다.》

《옮기다니, 어데로말이요?》

《저… 국경너머로 옮기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뭐요?》

《그러지 않다가는… 위험합니다. 정부기관들뿐아니라 최고사령부도 역시 제때에 자리를 옮기는것이…》

박헌영은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목을 움츠리였다. 별안간 장군님의 안광에서 펀뜩인 분노의 섬광에 기가 질린것이였다.

《그러니 나더러 또다시 압록강을 건느란 말이지…》

그이의 음성은 비록 높지 않았으나 격하게 울리고있었다. 그러자 박헌영은 무던히도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황겁히 변명을 했다.

《전 사실… 최고사령부의 안전을 념려하여…》

《그럼 나라와 인민은 어떻게 하고?… 그들은 누가 념려하는가?!》

엄한 음성이 방안을 찌렁찌렁 울렸다.

《지금 온 나라 전체 인민이 전선과 적후에서 결사전을 벌리고있는데 그들을 버리고 가란말이요? 다시한번 말해보오. 이 준엄한 때 피흘려 싸우는 인민군대와 인민을 버리고 가면 어디로 가겠는가?!…》

아직 그이께서 이처럼 격노하신적은 일찌기 없었다.

《나는 한시도 인민을 떠나서는 살수 없소. 그래서 나는 지금 인민을 믿고 인민은 우리를 믿고 생사운명을 같이하고있는거요. 그런데도 자기 인민을 버리고 감히 국경너머 남의 땅으로 가라고 한단말인가!… 자기 인민과 운명을 같이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저갈대로 가시오. 그러나 우리는 기어이 인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것이며 싸워 이길것이요. 비록 지금은 형편이 어렵고 우여곡절도 있지만 우리 인민군대와 인민은 반드시 침략자들을 쓸어버릴것이요. 우리 인민은 꼭 승리하오!》

박헌영은 피기 하나 없이 해쓱해져서 후들후들 다리를 떨고있었다. 그는 억지로 입가에 주먹을 가져다대고 컹컹 헛기침을 하려고 해보았으나 끝내 아무소리도 내지 못하고말았다. 분노하신 장군님앞에서 자리를 피해보려고 해도 후들거리는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듯 했다. 어느덧 그의 코등우엔 식은땀이 송골송골 내돋고있었다.

바로 그때 전화종소리가 울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천천히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그러자 남일의 청높은 목소리가 진동판을 세게 울렸다.

《최고사령관동지! 방금 인민군협주단배우들이 도착했습니다.》

《뭐 협주단배우들이?》

《예, 그런데 수천리길을 헤쳐온 그들을 좀 휴식시키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최고사령관동지를 만나뵙겠다면서…》

그래서 부득이 전화를 걸었다는 의미일것이다. 그는 계속하여 협주단배우들이 지금 최고사령부로 막 정신없이 가고있다면서 그들이 무섭게 떼를 써서 막을수 없었노라고 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별안간 가슴이 뭉클해지시였다. 어제는 락동강에서 떠난 인민군전사들이 최고사령부를 찾아 2천리나 되는 멀고도 험한 싸움길을 걸어왔었는데 오늘은 또 인민군협주단배우들이 최고사령부를 찾아온것이다.

그이께서는 벌써 박헌영에게는 주의도 돌리지 않으시였다. 비실비실 뒤걸음치던 그가 입안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사라지는것도 알지 못하시였다.

…이윽고 인민군협주단배우들이 나타났다. 손에 어깨에 악기를 들고 메고있는 배우들, 홀쭉한 배낭을 지고있거나 불에 그슬린 목도리를 감고있는 배우들도 있었다. 맨 먼저 앞코숭이가 터진 장화를 신고오던 한 녀배우가 두손을 모두어쥐며 딱 굳어졌다. 장군님께서 나오시는것을 띄여본것이였다. 그는 별안간 온몸을 부르르 떨며 흑- 하고 흐느꼈다. 그러자 모두 일시에 걸음을 멈추었다. 북받치는 오열이 그들을 뒤흔들어놓은듯싶었다.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 수척해진 그들의 얼굴을 대번에 흠뻑 적셔놓는듯 했다. 모두 일시에 욱 밀려나오더니 이상한 목소리로 《최고사령관동지!》, 《장군님!》하고 부르짖었다. 두팔을 허우적거리며 뒤늦게야 달려오는 나이많은 배우도 있었다. 한 어린 녀배우는 벌써 두손으로 얼굴을 싸쥐며 목메여 울고있었다.

장군님께서는 그들의 어깨를 힘껏 다그어 안으시였다.

《동무들이 왔구만. 우리 협주단배우들이!…》 그이의 음성도 어느새 갈리고있었다. 《반갑소. 이렇게 만나니 정말 반갑소!》

그이께서는 북받치는 오열을 멈출수가 없어서 자꾸만 흐느끼고있는 그들을 둘러보며 계속하시였다.

《동무들의 소식은 다 들었소. 지난 여름 해방된 서울에서 공연을 시작한 때로부터 계속 전선에 나가 전투원들을 고무해주었다지. 그래 동무들은 어데까지 나갔더랬소?》

지휘자인듯 한 군관이 그들모두를 대표하여 말씀드렸다.

《장군님! 서울에서 공연을 하고 남진하는 부대들을 따라 충주, 대전까지 나갔습니다. 거기서 또 여러 소편대로 나뉘여 락동강전선의 여러 부대들에서 위문공연을 하였습니다.》

《그래 제일 멀리 나갔던 소편대동무들은 누구요?》

《장군님!》 낯이 해쓱한 녀배우가 대답올렸다. 《저희들은 진주에까지 갔댔습니다.》

《진주!… 그러니 저 남해기슭에까지 갔댔단말이요?》

《예, 장군님!》

장군님께서는 그 녀배우의 눈물젖은 얼굴을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시였다. 할끔하고 목이 가는, 아직 스무살에도 닿지 않아보이는 처녀였다.

《어린 동무가… 조국땅 한끝까지 갔다가 왔단말이지. 전사들과 같이 온 나라 삼천리를 다 밟으며!… 그러느라니 고생인들 얼마나 많았겠소!…》

《장군님! 저희들은 그저…》 처녀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고 세찬 흐느낌때문에 자주 끊어지군 했다. 《장군님께서 저희들을 기다리시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걸음을 늦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리구 만리구 기어이 장군님을 찾아 가리라고 결심하구… 이렇게 왔습니다.》

처녀는 여기까지 말씀드리고는 또 소리내여 울었다. 목메는 생각이 눈물로 번져지고 아름찬 기쁨이 어깨를 마구 떨게 하였다. 장군님께서 역시 밀물처럼 거세게 그리고 뜨겁게 가슴속으로 흘러드는 격정에 못이겨 그들을 힘껏 끌어안으시였다.

《나는 동무들이 기어이 오리라고 믿었소. 장하오. 정말 장해!》

그이께서는 손수건을 꺼내여 처녀의 얼룩진 얼굴을 닦아주시였다. 그러시면서 속으로 뜨겁게 뇌이시였다.

이 나어린 처녀는 조국땅 끝에서 끝까지 걸어 최고사령부를 찾아왔다. 마음속에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혁명의 노래를 간직하고 멀고도 험한 수천리 길을 헤쳐왔다. 바로 이것이 싸우는 우리 인민의 모습이다. 하거늘 어느 누가 감히 이러한 인민을 모독한단말인가, 어떻게 감히 이런 인민을 버리고 갈수 있단말인가!…

그때 지휘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씀드렸다.

《장군님! 저희들은 자나깨나 장군님을 모시고 공연하는것이 소원이였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전선에서 전투원들을 고무하던 노래와 춤을 장군님께 보여드리고싶은 그 한생각뿐입니다. 장군님!》

그러자 전체 배우들이 그이의 옷자락을 붙잡고 절절하게 부르짖었다.

《장군님, 저희들의 소원입니다. 꼭 보아주십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어려움도 다 잊고 울며 웃으며 매달리는 그들을 한사람한사람 여겨보며 말씀하시였다.

《고맙소. 동무들의 공연을 봅시다. 꼭 보아주겠소!》

그리하여 후퇴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되는 인민군협주단공연이 고산인민학교강당에서 10월혁명 33주년기념보고회끝에 진행되였다. 객석이 좁아 의자를 들어내고 멍석을 깔았다. 최고사령부 군관, 장령들, 주둔부대 군인들, 인민들이 꽉 들어찼다. 김일성동지께서 앉으신 좌석가까이엔 여러 간부들과 각국의 외교관들까지 자리잡고있었다.

협주단은 《김일성장군의 노래》합창으로 막을 올렸다. 합창이 시작되자 사람들을 격동케 하는 장중하고 기백있는 선률이 장내를 뒤흔들었다.

관중은 모두 하나같이 숨쉬고있었다. 락동강의 피어린 싸움터에서 높이 부르던 노래 《진군 또 진군》을 독창으로 불렀을 때엔 많은 전사들이 소리없이 흐느껴울었다. 떠나온 그 기슭에서 돌격을 앞두고 다지던 맹세를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 맹세와 함께 돌격에 나아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잊지 못할 전우들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조국보위의 노래》와 무용 《나는 정찰병》, 기악중주 《간호원의 노래》 등이 계속되였다.

마지막으로 《싸우리라 싸우리라 끝까지 싸우리라》는 시와 합창이 시작되였다. 소개자는 이 작품이 수천리 준엄한 후퇴의 길에서 시를 짓고 곡을 붙인것이라고 했다.

관현악이 울리면서 합창대앞으로 한 녀배우가 나왔다. 그때 김일성동지께서는 그가 남해가까운 진주에까지 나갔댔다고 하던 그 처녀임을 알아보시였다. 그는 물결치듯 흐르는 관현악의 선률을 타고 시를 읊기 시작했다.


은하수 비낀 저 하늘가에

오붓한 내 고향마을이 있어

푸른 시내가엔

진달래 그리도 붉게 타더니


그것은 그저 시인것이 아니라 뜨거운 속삭임이였다. 한없는 사랑의 정으로 내 고향, 내 마을을 그리는 절절한 흐느낌이였고 불같이 타는 부르짖음이였다.


침략의 불구름 밀려와

마을은 간곳 없고

웃으며 뛰놀던 내 동생

내물을 피로 물들여


차츰 숨결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련발사격의 총성과도 같은 소고소리, 포성같이 웅글진 북소리, 불덩이같이 뜨거운 호소가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하늘도 떨고 땅도 타는

사무친 저 원한 듣느냐

오 전우들아

탄환을 재우자

복수를 재우자


지휘자의 손끝이 곧추 뻗어오르자 음악은 격렬한 파도마냥 장내를 휩쓸었다. 비발치는 총탄을 맞받아 돌격에로 내달리는 전사들의 모습을 눈앞에 보는듯 했다. 돌격선의 맨 앞장에서 펄럭이는 공화국기발, 앞서가던 사람이 쓰러지면 뒤따르던 전사가 또 받아쥐고… 바로 이것이 우리 인민의 신념이며 의지이다. 비록 패배주의자들은 감히 제 나라, 제 땅을 버리고 자기 인민마저 버리려 하지만 우리 인민은 굴함없이 판가리싸움에 떨쳐나섰다. 저 분노의 웨침을, 저 피타는 호소를, 저 억센 신념과 맹세를 들어보라!…


오 전우들아

탄환을 재우자

복수를 재우자

 

겨레의 피눈물 헤치고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

장군님 안겨준 그 봄을

가슴에 지니고 앞으로


조국을 위하여

수령을 위하여

끝까지 싸우리라

승리하리라


격앙된 심정이 장내를 휩쓸었다. 김일성동지께서 제일먼저 일어나 박수를 쳐주시였다. 그러자 온 장내가 움씰 일어났고 돌연 만세의 환호로 끓어번지였다.

김일성장군 만세!》

《만세!-》

《만세!-》

배우들이 울고 온 장내가 다 울었다. 그것은 그저 눈물이 아니라 분출하는 용기였고 맹세였다. 멍석을 깔고 가득 들어앉았던 군인들, 각계층 사람들이 서로 부둥켜안았다. 그들은 자기들의 가슴속에서 부글부글 끓고있던 그 피타는 호소를, 맹세를 들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몸소 무대로 올라가시였다. 협주단배우들의 두손을 일일이 잡아주시며 거듭 말씀하시였다.

《수고했소. 동무들, 좋은 노래를 불러주어 고맙소!》

배우들의 얼굴은 온통 젖어있었다. 하염없이 흐느끼며 매달리며 그들은 목메여 부르짖었다.

《장군님!-》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들을 얼싸안고 말씀하시였다.

《아주 훌륭하오. 싸우는 조선인민의 신념을 잘 노래했소. 장하오. 조선의 예술은 살아있소!…》

공연은 끝난지 오랬어도 장내는 여전히 끝없는 환호와 격정으로 끓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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