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60회
페이지 정보
본문
(제 60 회)
제 5 장
6
(1)
가을바람이 선들선들 불었다. 때로 미친듯 한 돌풍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그러면 황이 든 락엽들이 새떼들마냥 어지럽게 날아올랐다가 떨어져내리였다. 기업소정문앞에 펼쳐진 논들에서는 황금이삭들이 물결치고 기업소울타리안에서는 새로운 생산건물들이 완성되여가고 설비, 장치물들의 조립이 다그쳐지고있다.
마가을날에 들어서면서 건설자들의 사기는 더욱더 치솟아올랐다.
중합직장에서는 며칠째 미장경기가 벌어지고있었다. 중합직장건물을 하루빨리 완성하기 위해 함경남도개건지휘부와 2. 8비날론련합기업소 개건지휘부가 짜고들어 이 미장경기를 조직하였다. 도에서는 도청년돌격대와 도건설관리국산하의 여러 기업소들에서 선발된 미장공들이 참가하였고 기업소측에서도 각 직장들의 솜씨있는 미장공들 수백명이 참가하였다. 미장공들은 모두 발판우에 올라서서 미장을 하면서 밑으로 내려오고있었다. 그들이 어찌나 번개처럼 일손을 다그치는지 조력공들의 눈에도 달이 올랐다. 10톤급자동차로 실어온 모래가 불과 1시간정도이면 다 없어지는 판이였다. 중합직장 앞도로는 모래와 세멘트를 나르는 자동차와 소달구지가 련속 들이닥치며 혼잡을 일으킨다. 곳곳에서 호각소리, 웃음소리가 울리고 혼합물이 든 바께쯔들과 각종 통들이 활차를 타고 분주히 건물을 오르내린다. 방송선전차가 있는 곳에선 흥덕구역에서 나온 녀맹지원대가 노래를 불러댄다.
방송원의 소개가 재미있었다.
《이번에는 현재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고있는 염화비닐직장 미장공들인 리철수, 김성일동무를 축하하여 가소제직장 미장공 손창호동무의 안해 최성숙동무가 노래를 불러드리겠습니다.》
웃음소리가 터지고 뒤따라 청아한 노래소리가 증폭기에서 울려퍼진다.
때로 승이 센 어떤 녀인이 마이크를 들고 《난 원료직장사람들이 이기기를 바래서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원료직장 김철호의 안해입니다.》 하고 대담하게 나서기도 한다.
녀맹원들의 남편들이 대체로 비날론공장 종업원들이여서 미장경기에 참가한 사람들은 안해들에게 위신을 세우기 위해 더욱더 열을 올린다.
풍채좋은 장년사나이가 세멘트를 실은 소달구지를 몰고있었다.
《이랴, 낄낄…》
제법 구성진 소리를 내며 걸어가는 그를 보고 사람들이 웃음을 머금었다. 그는 신명욱책임비서였다. 신명욱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추진되는 개건공사를 목격하면서 저도 모르게 힘이 났다.
함경남도와 나아가서 온 나라가 비날론공장의 개건을 힘있게 지원하고있었다. 도에 주둔하고있는 인민군부대의 군인들도 지원로동에 참가하였다. 그들은 중합직장의 낡은 건물을 까부시는 전투에 달라붙었다.
건물보수와 함께 탑과 장치물조립도 경쟁적으로 진행되고있었다. 순천에서 넘어온 75톤급차기중기가 건물미장경기와는 관계없이 버티고서서 하늘높이 뻗은 팔로 철로 된 물체들을 들어올리고 연공들은 장치물들의 조립을 다그쳐나간다. 탑과 장치물의 조립을 맡아하고있는 사람들은 설비조립련합기업소의 조립공들이다. 75톤급 차기중기 책임운전사 홍성팔과 설비조립련합기업소의 조립공들은 어언간에 한사람처럼 의사소통이 잘된다. 따라서 작업능률도 곱절이나 높아진다.
홍성팔은 30여년간의 운전사생활에 지금처럼 격동되여 일해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하고있다. 참으로 온 나라가 비날론생산공정의 개건공사에 달라붙었다고 할수 있었다.
아마 장군님께서는 올해 2월 비날론생산공정을 1년안으로 살릴데 대한 명령을 내리시면서 민심이 이렇게 흐르게 되리라는것을 다 헤아려보셨으리라. 지도소조책임자 리영복이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장군님께서 하라고 하시면 되는것입니다.》
명욱은 소달구지를 몰고가다가 당위원회 한 일군을 만났다.
《내가 동무를 부른건 선전선동공세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라는거요. 이제 중합직장앞에 속보판들을 전개하고 혁신자들을 즉시즉시 소개선전해야겠소.》
일군이 달려가려는데 명욱은 다시 불러세웠다.
《그리고 후방부에 전달하오. 미장경기하는데 시원한 오이랭국을 풀어오라고 하시오. 에스키모도 좀 내오고… 선선한 날씨인데도 땀을 철철 흘리거던.》
명욱은 자기의 이마에 내밴 땀을 팔소매로 뻑 문질렀다.
이렇게 지시를 내리고 건설자들의 드높은 열의에 감심하는 속에서도 그의 가슴속엔 하나의 불안이 슴새여들고있었다. 그것은 섬유직장에 보관한 세멘트가 점점 바닥이 나고있는것이였다. 이제 래일이나 모레쯤이면 완전히 없어질것 같았다. 명욱의 마음은 부족되는 세멘트를 해결하기 위해 상원세멘트공장으로 간 리영복에게로 달리였다. 소조책임자가 자재보장을 위해 솔선 뛰는것을 보면 감동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 미안스럽기도 하였다.
중앙지도소조 성원들은 참으로 많은 짐을 걸머지고 뛰고있었다. 그들은 성진내화물공장에 가서 그곳 일군들과 로동자들을 불러일으켜 마그크롬벽돌, 마그네샤크링카벽돌들을 전량 날라옴으로써 전기로들을 살리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사람됨은 또 얼마나 겸손한지 기업소의 일군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오히려 면구스러워한다. 리영복은 자주 말하군 하였다.
《지도소조책임자가 할 일이 뭐겠습니까. 내가 화학전문가가 돼서 기술문제에 개입하겠습니까. 그저 공사에서 걸린 문제를 한몫씩 맡아 풀어야지요.》
영복이가 없으니 은근히 기다려진다. 세멘트도 세멘트이지만 인간미가 돋보이는 그가 보고싶은것이였다.
어느덧 밤이 되였다. 신명욱은 기업소를 돌아보다가 1카바이드직장에 갔다. 로천계단을 밟고 2층의 배전반실에 들어갔다. 운전공옆의 의자에 앉아 무슨 글인가 쓰는 아바이가 눈에 띄웠다. 백발의 머리에 작업모자를 눌러쓰고 주름많은 얼굴에 깊은 사색이 어려있는 그 아바이는 직장기술준비원이였다.
그는 외국에서 태여나 살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1960년대에 귀국한 사람이다. 조국의 현실을 알자고 비날론공장에 입직하여 공업기술연구소에서 2년간 일하다가 현장료해를 깊이해야겠다는 결심을 품고 1카바이드직장 전로공으로 일할것을 탄원하였다. 전로공으로 일하던중에 그의 학력을 중시하여 교원으로 나갈데 대한 권고를 받았으나 전기로에 정이 들어 마다해버리였다. 그는 어느덧 전기로박사가 되였고 공정기사를 거쳐 교관으로, 기술준비원으로 일하였다
《아바이, 뭘 씁니까?》 신명욱이 그에게 물었다.
《우리 직장 연혁사의 초안을 잡아보고있습니다.》
《1카바이드직장연혁사야 아바이가 이미 써둔것이 있지 않습니까?》
고난의 행군시기에 이 아바이는 직장에 나와 설비들을 지키면서 제나름으로 직장의 연혁사를 썼다. 명욱은 1카바이드직장에 나왔다가 그가 쓴 연혁사를 보았었다. 1936년 일제의 노구찌재벌에 의해 카바이드공장의 첫 전기로가 생겨난 이야기, 일제의 패망과 함께 죽었던 전기로들을 복구한 전로공들의 새까만 손을 잡아주시며 동무들은 원쑤를 치고 가난을 치는 폭탄을 만들고있다고 고무해주시던 수령님의 령도업적과 그후 대규모의 비날론공장으로 전변되면서 카바이드생산능력이 확장되고 로동자들의 생활이 꽃피던 이야기들이 생동하게 서술되여있었다.
명욱이가 실화처럼 재미있게 썼다고 칭찬을 하니 그는 말했었다.
《헌데 이제는 더 쓸게 없으니 분통합니다. 다 멎어버렸는데 무엇을 쓰겠습니까.》
지금 그는 다시금 직장의 연혁사를 쓰고있다.
《책임비서동지도 보지 않았습니까. 고난의 행군전까지의 력사를 연혁사에 남겼지요. 이젠 위대한 장군님의 사랑속에 우리 직장이 다시 살아나게 된 력사를 계속하여 써보자고 합니다.》
좋은 생각이였다. 비날론의 새로운 력사를 후대들이 알도록 구체적으로 기록해놓아야 할것이다.
《다 쓰면 나에게 먼저 보여주십시오. 아바이가 쓴 연혁사는 재미있거던요. 기업소연혁사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거야 큰 범위에서 쓰는거니 너무 쓸게 많아 그러지요.》
《좋은 글을 많이 쓰십시오. 아바인 소설을 써도 잘 쓸것 같습니다.》
《내가 어떻게 소설을 씁니까? 원, 사람들이 웃겠습니다.》
《난 그렇게 보지 않는데요.》 명욱은 싱그레 웃었다. 《참, 아바이가 전로공들의 기술기능학습을 위해 좋은 책을 썼다는 말을 들었는데…》
《2년전에 내가 〈카바이드전기로 기술기능학습문답집〉을 하나 만들었댔습니다. 제강비슷한것이였습니다. 이번에는 그것을 발전시켜 〈카바이드전기로운전경험집〉을 썼습니다.》
《이번에 제대군인들 60명이 새로 배치되여왔는데 그들의 기술기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한 20권 찍어서 나누어줍시다.》
이윽고 명욱은 아바이와 함께 카바이드로들이 전개된 현장으로 나갔다.
확확 열을 내뿜는 전기로들의 불길이 온몸을 후끈하게 한다. 얼마전에 또 한기의 전기로가 개건되였다. 본래의 전기로보다 구조가 간단하면서도 가소률을 98프로까지 올릴수 있게 설계된 전기로였다. 전기로 한기가 현대적으로 개건되여 생산에 들어감으로써 비날론중간제품생산과 염화비닐생산에 유리한 조건이 또 하나 마련된셈이였다. 불길이 이글거리는 로를 들여다보느라니 기술준비원아바이가 제나름으로 쓴 직장연혁사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전기로는 흡사 거대한 불룡이다. 로상에서 삽날에 불꽃을 날리며 퍼넣는 원료를 불룡이 언듯언듯 받아먹는다.
아름이 버는 전극을 둘러싸고 삼단같은 불길이 타래쳐오른다.
로하의 류출구는 불룡이 해를 입에 물고 노는것 같다.
앙-앙- 아크소리는 불룡의 룡트림을 방불케 한다.
류출공들 5발짜리 쇠장대로 불룡의 아가(리)를 찌른다. 또 찌른다.
쏴! 돌물폭포가 쏟아진다. 무수한 별찌가 밤하늘에서 떨어지는듯, 불룡이 해를 녹여 불줄기를 뿜는듯 하다.
2 000도의 돌몰폭포가 쏟아진다. 전로공들은 불룡을 다스린다. 전설속의 불룡이 전로공들의 손에서 다시 태여나 로동당시대의 새 전설을 엮는다.…》
소설을 쓰듯이 방불하게 그려낸 전기로의 모습이였다.
《전로공들의 생활을 담은 소설을 한번 써보십시오.》 명욱은 아바이에게 다시한번 말하였다.
명욱은 끝내 아바이에게서 대답을 받아내고나서 전로공들에게 담배 한대씩 나누어주었다. 그는 전로공들에게서 애로되는 문제를 알아보고 카바이드의 질을 더 높이기 위해 투쟁할것을 당부한다.
잠시후 명욱은 1카바이드직장을 나서 랭동직장쪽으로 갔다. 각이한 생산공정들에 정수를 보장하기 위한 랭동직장 3려과공정의 설비보수전투가 한창 벌어지고있었다. 랭동직장가까이에 전조등을 켠 승용차가 멎어서있는것이 보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리영복소조책임자의 승용차임을 알아보고 큰 흥분을 느끼였다. 영복이가 승용차에 기대여서서 한 일군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가 명욱을 보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언제 왔습니까?》 명욱은 반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좀전에 왔습니다.》
영복은 명욱이가 분명 세멘트문제때문에 신경을 쓸것이라고 짐작했는지 세멘트를 해결하여 철도성의 도움을 받아 수송까지 물렸음을 말하였다.
《역시 소조책임자동무가 결심하고 나서면 다되는군요.》
《내가 하는겁니까. 비날론이라는 그 이름이 나를 떠밀어주지요.》
《그런데 여기서 뭘하는겁니까?》
승용차전조등이 비치는 속에서 로동자들이 큰 식기 하나씩 들고 국수같은것을 먹고있었다.
《평양 련못관에서 짜장면을 좀 받아왔습니다.》 영복이가 웃으며 말하였다. 《수고하는 로동자들에게 무엇을 해줄가 궁리하다가 문득 련못관 짜장면을 먹이고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명욱이 가슴이 쩡해져서 로동자들이 짜장면을 먹고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랭동직장 3려과공정의 설비보수전투에 참가하고있던 사람들이였다.
《어두운데서 먹는걸 보니 차마 떠나게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승용차전조등으로 비쳐주고있지요.》
《정말 소조책임자동무는…》
명욱은 감동되여 더 말을 할수가 없었다. 영복은 성실하게, 억척같이 일하는 로동자들에게 무엇 하나라도 주지 못해, 먹이지 못해 애쓰는 일군이였다. 얼마전엔 오리고기를 많이 들여와서 야간작업을 하는 로동자들에게 한마리씩 통채로 구워먹이도록 한적도 있었다. 이밤의 짜장면도 그것이 무슨 큰것이랴만 그 마음은 얼마나 뜨거운것인가. 이와같은 그의 성격이나 풍모의 기초에는 다름아닌 위대한 장군님을 따르는 불같은 충정이 있는것이였다.
신명욱은 장군님께서 파견해주신 중앙의 일군이 다르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절감하게 되였다.
《대학시절에 통일거리건설장에 지원나갔던적이 있었습니다.》 리영복의 얼굴에는 추억의 빛이 어리였다. 《한개 학부 지휘관이 되다보니 경쟁에서 이겨보겠다고 올리뛰고내리뛰고했지요. 우리 학부 당비서동지가 후방사업을 밀어주었는데 한번은 짜장면을 받아가지고 오지 않았겠습니까. 그때 너무 맛있어서 곱배기를 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니 소조책임자동문 제가 맛있게 먹던 기억이 나서 짜장면을 받아왔다는거지요?》
《그렇지요. 하긴 뭐 힘들게 일하느라면 다 맛있긴 하겠지만…》
《아마 저 로동자동무들속엔 짜장면을 처음 먹어보는 동무들도 있을겁니다.》 명욱은 불현듯 합성직장에서 수고하는 주승혁을 비롯한 기술자들 생각이 들어 덧붙이였다. 《헌데 주승혁동무네는 밤참을 했는지 모르겠군요.》
《걱정마십시오. 내 주승혁아바이랑 자동화과 콤퓨터기술자들에게도 한그릇씩 보냈습니다.》
《역시…》 명욱은 다시 감탄의 말을 했다.
이때 박춘섭이 나타났다. 그는 합성직장 초산비닐생산공정 운전조작실에 짜장면들을 가져다주고 오는 길이였다.
《그래 좋아들 합니까?》 영복이가 물었다.
《주승혁동무랑 책임자동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같이 먹자는걸 내가 있으면 거기 동무들이 어색해할것 같아 나왔습니다.》
《잘했습니다. 거기 있다간 처장동무가 그들의 짜장면을 축낼 위험이 조성된단 말입니다. 주승혁동무와는 너나들이하는 친구지간이라던데… 하하.》
유쾌한 웃음이 터지였다.
《참, 주승혁동무 안해와 처장동무가 친형제나 다름없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입니까.》 하고 명욱이가 물었다.
《사실입니다. 난 전쟁시기에 부모들을 다 잃고 승혁동무의 안해인 백영희의 집에서 살았습니다. 백영희의 부모들이 나를 친자식처럼 키웠습니다. 승혁동무와는 또 중학동창생이기도 합니다. 내가 승혁동무와 영희사이에서 화학쟁이들의 표현대로 하면 촉매의 역할 했지요. 그래서 난 주승혁동무의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가 과오를 범하고 직장장직에서 해임되였다는 말을 듣고는 가슴이 아프더군요.》
《지금 우리 공장의 개건공사에서 주승혁동무는 한개 직장장보다 더 큰 위치를 차지하고있습니다. 누구도 그를 대신할수 없습니다.》
짜장면을 다 먹은 로동자들이 일어서기 시작하였다.
《저것 보시오. 김준선의 작업반원들이 제일먼저 일어섭니다. 좌우간 저들의 정신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리영복의 말에 신명욱이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하였다.
《김준선이네가 이번에도 1등을 할가요. 벌써 4번째나 1등을 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단위들에선 그들을 따라앞서겠다고 윽윽합니다.》
《그래서 경쟁이 좋다는거지요. 우리 장군님께서 실력경쟁을 해야 한다고 늘 가르치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난 어쩐지 김준선의 작업반원들이 또 1등 하기를 바라고싶군요. 기특한 동무들입니다.》
《이번 경쟁에서도 그들은 1등을 양보하지 않을겁니다.》 박춘섭은 김준선이네를 추어올리지 못해 몸이 달아있었다. 《벌써 하는 잡도리가 다른 작업반들과는 다른데가 있거던요.》
이윽고 어느 기동예술선동대인가 작업현장에서 냅다 음악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선동활동을 시작하였다. 낮이나 밤이나 가림이 없이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달려온 기동예술선동대원들이 여러 전투장마다에서 활동을 벌리였다. 특히 도당위원회의 지도밑에 도안의 시, 구역(군)에서 기동예술선동대원들이 모여와서 경쟁적으로 활동을 벌려 아침부터 밤까지 기업소를 들었다놓았다.
《책임비서동무, 도당에서 선전선동활동을 짜고들어 벌리니 기업소예술소조원들이 무색하게 되였습니다. 그러나 난 그들도 맹렬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예술소조원들이 기량도 부쩍 높이고 자기들의 얼굴을 보여야지요.》
《소조책임자동무가 제때에 날 일깨워주는군요. 온 나라 각지에서 각이한 예술선동대원들이 와서 우리 로동계급을 위해 기동예술선동대활동을 벌리니 자체예술소조원들을 발동시킬 생각을 미처 못했습니다.》
명욱은 흔연히 말하였으나 속으로는 저으기 부끄러움을 느끼고있었다. 리영복은 기업소의 개건을 방조해주러 나온 일군인데 마치 기업소의 주인처럼 예술소조활동에까지 관심을 돌리는것이 아닌가.
영복은 정이 스민 눈으로 약동하는 숨결이 새여나오는 생산건물들을 보고 로동자들의 작업모습을 보고있었다. 사실 그는 종업원들 못지 않게 이 비날론공장에 애착을 느끼고 사랑하고있었던것이였다.
그는 장군님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당중앙위원회의 한 일군에게서 장군님께서 최고사령부의 작전탁우에 비날론공장개건안을 놓으시고 밤을 새우시고계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장군님께서 얼마나 비날론을 두고 속을 태우시는지 잘 알기에 영복이도 자기 몸의 한부분처럼 비날론을 사랑하게 되는것인지도 몰랐다.
관련링크
-
https://dprktoday.com/novel/7746
660회 연결
- 이전글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61회 23.07.31
- 다음글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59회 23.07.2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