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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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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2,498회 작성일 23-07-2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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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0 회)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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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의 해볕이 뜨겁게 쏟아지는 날이였다. 강원도의 가파로운 령길에서 75톤급차기중기가 허덕거리고있었다. 령마루까지는 그런대로 극복할수 있었으나 내리막길은 헐치 않았다. 중량이 50톤이나 나가는 거물이 내리지치는것을 방지하려고 거듭 제동을 쓰지 않으면 안되였고 그러다나니 열을 많이 받아 제동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차 실수하여 조금만 더 지치는 경우엔 아찔한 비탈로 굴러떨어져 만신창이 될 판이였다. 운전을 하는 책임운전사 홍성팔의 온몸은 지나친 긴장으로 땀투성이가 되였다. 그러나 운전사보다도 더 긴장한 사람들도 있었으니 그들은 이 육중한 차기중기의 호송을 맡아나선 2. 8비날론련합기업소 개건지도소조책임자 리영복을 비롯한 관계부문 일군들이였다.

화학건설련합기업소소속의 이 차기중기가 2. 8비날론련합기업소 개건공사에 참가하기 위해 이렇게 서해안에서 동해안으로 장거리운행길에 나서게 된데는 그의 역할이 컸다. 리영복이 이 차기중기의 위력을 알게 된것은 서해안에서 2. 8비날론련합기업소의 비날론생산공정개건에 필요한 설비, 장치물들을 날라오는 전투에 참가해서부터였다. 그때 수십메터높이에 있는 수십톤무게의 탑과 장치물들을 척척 들어옮기는 이 차기중기를 보고 비날론생산공정개건에 리용하면 시일을 퍼그나 앞당길수 있다는것을 절감하게 되였다. 여러 사람의 말이 이 차기중기에 대한 욕심을 한층 북돋아주었는데 그들중에는 주승혁이도 있었다.

리영복은 이 차기중기를 동원시켜줄것을 상급기관에 제기하였고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차기중기의 운반이 문제로 나섰다. 이런 육중한 차기중기를 운반할수 있는 특수한 화차는 수리중에 있었는데 언제 뛸수 있겠는지 가늠할수 없었다. 언제까지 화차로 운반하게 되기를 기다리고있을수는 없었다. 리영복이 륙로로 가자고 하자 차기중기의 책임운전사도, 사업소지배인도 다 도리머리를 했다. 지금까지 이런 차기중기가 장거리를 간적이 없었다는것이였다. 서해에서 동해로 가는 로상의 숱한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해낸단 말인가. 그러나 리영복에게는 장군님의 명령을 관철하는 길에 불가능이란 있을수 없었다. 그에게 설복당하여 마침내 책임운전사 홍성팔도, 사업소지배인도 동의해나섰다. 기중기팔은 분해하여 화차에 먼저 실어보내고 동체만 떠났는데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앞에서 리영복과 소조성원인 박춘섭이 함께 승용차를 타고 길을 인도했고 뒤에선 사업소지배인과 직장장이 승용차를 타고오면서 운전사를 고무했다. 굽이많은 령길을 다 극복하고 길다란 차굴을 통과하는것도 극복했는데 이제는 가파로운 령길이 그들의 의지를 시험하는것만 같았다. 리영복은 앞에서 지휘하다가 아예 차기중기운전석옆에 올라앉았다.

《자 성팔동무, 힘을 내라구.》

박춘섭과 지배인도 승용차에서 내려 차기중기의 앞에 나서서 뒤걸음치면서 손시늉으로 운행길을 잡아준다.

성팔의 얼굴에선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영복은 자기의 손수건으로 성팔의 얼굴과 손과 팔뚝에 내배는 땀을 닦아준다. 하지만 자기의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은 의식하지 못한다.

밖에서 그 모습을 보는 춘섭의 두눈에는 경탄이 어려있었다.

그는 이 소조책임자가 참 불같은 사람이라고 탄복은 하게 되였지만 한편으로는 이 소조책임자를 섬기기가 숨가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제는 나이도 어지간히 들었으니 기력이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것이다. 오는 도중 로상에서 밤을 지냈는데 피곤이 몰려 저으기 몸이 무거웠다.

이때 차기중기가 좁은 길에서 내리지치기 시작했다.

《앗!》

춘섭의 입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터졌다. 차기중기가 간신히 멎어섰다. 춘섭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한치만 내려갔어도 차기중기가 굴러떨어질번 했다. 그는 후- 하고 긴숨을 내불었다.

정말 이런 모험에 진저리가 났다. 운전사도 30년동안 이 차기중기를 운전해왔지만 이렇게 위험한 고비들을 넘기기는 처음이라는 말을 했었다. 좀 편안하게 일을 진척시킬수는 없단 말인가.

그가 보건대 소조책임자는 모험가였다. 혁명의 요구라면 칼날우에라도 서슴없이 올라서서 뛸 사람이다. 하기야 나이가 젊었으니 물불을 모르고 덤빌수 있다.

문득 주승혁이가 머리속에 떠올랐다. 소조책임자가 어찌보면 무모한 측면에서 주승혁과 비슷한데가 있다는 생각이 든것이다.

아니다. 그래도 소조책임자가 내미는 일은 승산이 보이는것이고 위험도 적다. 기술문제가 아닌것이다. 그러나 승혁이 내놓는 안은 대체로 확신이 가지 않는다. 비록 잔사처리공정이 승혁의 주장대로 합성직장안에 들어가는것으로 결정되였지만 후날 공정운영에서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수 있단 말인가.

원래대로 복구한다고 해도 누가 탓할 사람이 없는데도 승혁은 달리하자고 고집한다. 좌우간 별난 사람이다. 나로서는 리해하기도 힘들고 또 당하기도 어렵다. 그처럼 좋아하던 술도 단참에 끊어버렸으니 그게 어디 보통사람인가.

차기중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춘섭은 제발 무사하기를 바라면서 뒤걸음질쳤다.

마침내 령길을 내려섰다. 이제는 평지를 달린다. 일정한 구간을 마음놓고 달릴수 있을것이다. 리영복이 차기중기에서 내려 승용차에 올라탔다. 영복의 옆좌석에 앉은 춘섭은 불가항력이라는 말을 떠올리고있었다.

하루빨리 비날론을 뽑아내려는 그 힘과 의지는 불가항력이였다. 그것은 마치 바다를 지향하여 거세차게 내달리는 대하와도 같은것이였다. 그 누구도 그 대하의 흐름을 막을수 없는것이다. 그 대하와 한몸이 되는수밖에 없다. 그러나 승혁이처럼 중뿔나게 나서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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