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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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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2,847회 작성일 23-06-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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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 회)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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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기업소가 합성직장 알데히드생산공정의 개건과정을 지켜보고있었다. 알데히드생산공정은 비날론중간체공정의 첫 공정이다. 알데히드가 나와야 초산을 생산할수 있고 또 가소제생산공정도 돌릴수 있었다. 그때문에 알데히드생산공정개건은 비날론중간체공정개건의 첫째 목표였다.

합성직장에는 개건공사에 동원된 로동자, 기술자들뿐아니라 기업소의 당, 행정일군들이 무시로 찾아와 붐비면서 공사의 빠른 속도를 재촉하였다. 여기서 제나름으로 가장 무거운 부담을 안고 조바심을 치는 사람들은 합성직장장 김명수를 비롯한 직장의 초급일군들이였다. 그들은 스스로 자기들은 주인들이고 다른 사람들은 자기들을 도와주러 온 손님격으로 생각하고있었다. 여기서는 주승혁이도 례외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김명수는 주승혁이가 알데히드생성반응기구조개선 기술의안자임에도 불구하고 또 그가 전반적인 기술적지도를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자기들식의 론거를 세우면서 그를 괴롭히군 하였다. 그 실례의 하나가 기술의안에는 생성기안에 붙이는 내산제로 내산세멘트를 쓰는것으로 되여있는데 부디 페놀수지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여 복잡한 론쟁을 야기시키는것이였다. 이러한 엇갈리는 론난을 극복하면서 시운전준비는 하루하루 진척되여갔다.

생성반응기가 개조되고 정류탑들을 비롯한 기타 설비, 장치물들의 보수정비가 마무리되여가는 형편에서 김명수와 직장의 운전공들을 불안케 하는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생산공정의 콤퓨터화였다. 그들은 모두 생산공정을 자동화조작반으로 조종하는데 익숙되고 습관된 사람들이였던것이다. 콤퓨터로 생산공정전반을 움직인다는것이 그들에게는 쉬이 납득되지 않았다.

하여 자동화과 과장 강영식, 콤퓨터공정조종실 실장 문종국을 비롯한 콤퓨터기술자들은 사람들에게 콤퓨터화의 유리성과 안전성을 리해시키고 또 운전공들에게 콤퓨터리용법을 가르치느라 많은 품을 들이지 않으면 안되였다.

강영식은 자기가 꾸린 콤퓨터실의 기술자들을 믿고있었다.

그들은 지난날 기업소의 현대화에 일정한 기여를 하였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지지도하시면서 치하하신 성천강27호 중소형발전소의 콤퓨터운영조작의 프로그람을 작성한것도 문종국을 비롯한 자동화과 콤퓨터기술자들이였다. 강영식은 기업소가 현대화되자면 결정적으로 생산공정의 콤퓨터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것을 이미전에 절감한 사람으로서 조직사업을 짜고들어 젊은 기술자들이 화학생산공정운영에 맞는 원천프로그람을 개발하도록 하였다. 그 젊은 기술자들의 앞장에 문종국이 있었다. 그가 세계적으로 화학공업이 발전된 나라들에서 리용하고있는 프로그람들의 조종방식과 흐름도 등에 대한 문헌조사를 진행하면서 끊임없는 사색과 탐구로 헤쳐온 길은 험난하였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주저앉지 않고 끝내 우리 식의 원천프로그람을 개발해내고야말았다. 기업소 콤퓨터기술자들은 알데히드생산공정에 자기들이 개발한 프로그람을 처음으로 도입하게 된다.

주승혁은 알데히드생산공정의 콤퓨터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있었다. 콤퓨터기술자들은 주로 주승혁에게서 공정파악을 하고 그에 맞게 프로그람을 짜나갔다.

어느날 주승혁이가 운전조작실에서 콤퓨터화면을 들여다보는데 김명수가 들어왔다. 그는 승혁을 보자 대뜸 시쁘둥한 어조로 말을 걸었다.

《주아바이, 그거 콤퓨터화라는게 꽤 될것 같습니까?》

승혁은 뒤를 돌아보고 명수가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다는것을 느끼였다. 콤퓨터화라는게 그렇게도 명수의 감정을 자극하는것일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걱정할게 있소. 한다하는 콤퓨터기술자들이 다 장담하는게 아니요?》

《아니, 그렇게 남의 집일을 말하듯 하깁니까? 내 아바이가 합성생산공정시운전 책임자니까 이런 말을 하는건데…》 명수는 얼굴이 벌개서 불만을 터놓았다.

《직장장동문 괜히 열을 내는구만.》 승혁은 느슨한 웃음을 지었다.

《주아바이, 우리의 기본임무는 알데히드와 초산을 성과적으로 뽑아내면 그만이 아니겠습니까? 꼭 콤퓨터화를 한다면서 부산을 피워야 하겠습니까?》

《그래도 콤퓨터화가 현대화의 징표인데 이걸 외면할수 있겠소.》

《아바인 그래 콤퓨터에 대해 얼마나 파악이 있소?》

《뭐 숨길것도 없소. 난 콤퓨터에 대해 잘 모르오.》 하고 말하느라니 승혁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도 콤퓨터를 잘 모릅니다. 그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불안하단 말입니다. 털어놓고 말해서 이건 이도 나오지 않은 아이에게 콩밥 먹이는셈이란 말이지요. 10여년나마 설비를 돌려보지 못한 운전공들인데 갑자기 콤퓨터라니… 그들은 콤퓨터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주아바이도 알지 않습니까. 운전감각이라는게 있지요. 운전공들이 설비와의 대화가 이루어질 때에라야 운전이 제대로 되는게 아닙니까.》

명수는 잠시 침묵했다가 말을 이었다.

《시운전은 원래대로 자동화조작반으로 운전하고 성공한 후에 점차적으로 콤퓨터화를 받아들이는 수가 아닙니까?》

승혁이가 대답이 없자 명수는 다시 열이 올라 말했다.

《뭐 박춘섭처장동지도 콤퓨터화를 그닥 시원하게 보는것 같지 않더군요. 처장동지는 파악도 없는 콤퓨터화를 한다고 하다가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게 되면 큰일난다고 하더군요. 자신이 없으면 자동화조작반으로 시운전을 해보는것도 하나의 수라고 하더란 말입니다.》

승혁은 미덥지 않은 눈길로 힐끔 명수를 치떠보았다. 승혁은 명수가 춘섭을 곱지 않게 보고있다는것을 알고있었다. 명수가 직장의 초급일군들이 모인 어떤 자리에서 누군가 박춘섭처장이 합성생산공정에 대한 파악이 깊더라고 감탄하는 소리를 하자 대뜸 《그랬으면 어떻단 말이요? 그 처장이란 량반은 지난날 비날론에 칼질을 하려들었던 사람이란 말이요. 난 그 사람을 바로 보지 않소.》 하고 면박을 주었다는 소문도 들은적이 있는 승혁이였다.

그런데 오늘은 박춘섭을 신뢰하는듯 한 소리를 하고있으니 이상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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